속도 내다 걸린 공공기관 이전
정부가 추진하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윤곽 발표가 당초 9월에서 10~11월로 밀렸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충분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사실 이번 일정 연기는 금융권 노조의 총파업 예고와 이전 대상 기관들의 거센 반발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금융감독원 노조 설문에서 이전 시 이직을 고려하겠다는 응답이 85.6%에 달했고, 전국금융산업노조는 9월 4일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핵심 전문 인력의 대규모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지방 이전이 오히려 금융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연기는 1차 이전의 미흡한 성과도 한몫했습니다. 당시 총비용이 6,456억 원 초과되고 사업 기간도 28.6개월 지연되었는데요. 가족 동반 이주율은 71%에 그쳤고 정주여건 만족도도 낮게 나타나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이 컸습니다. 당연히 농협중앙회와 교직원공제회 등의 장외 집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자체 유치전은 이미 후끈후끈
정부의 속도 조절과 별개로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은 점입가경입니다. 원주시는 혁신도시 내 약 11만㎡의 가용 공간을 확보하며 65개 기관 유치를 준비했고, 전북은 전주·완주 금융거점과 새만금 피지컬AI 거점 등 3대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전남광주와 부산 역시 각자의 산업적 강점을 내세워 유치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2차 이전을 단순 분산이 아닌 산업 연계형 집적 방식으로 추진하려 합니다. 문제는 행정통합 지역에 우선 혜택이 부여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1차 이전에서 소외되었던 대전 같은 곳이 다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는 점입니다. 대전시는 과학기술 분야 40개 기관 유치를 준비하고 있지만, 혁신도시 지정만 받고 실질적 혜택은 못 봤던 과거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실질적 성장이 관건
공공기관 이전이 성공하려면 기관의 물리적 이동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1차 이전의 경험을 볼 때 단순한 이전만으로는 지역 성장 동력을 만들기 어려웠고, 직원들의 정주 여건 문제도 여전히 숙제입니다. 반면 지역 사회에서는 2차 이전이 지방 활성화의 중요한 기회라는 기대도 여전합니다.
향후 정부가 공론화를 통해 로드맵을 확정하겠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반영할지가 균형발전 정책의 진정성을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것입니다. 특히 금융 기능 약화와 인력 이탈이라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지역 산업과의 연계를 극대화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