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중단 뒤에는 '출근 7일'이 있었다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 당일, 서울 내 22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오민석 전 서울시선거관리위원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는데요. 그런데 그가 선거를 앞둔 3월부터 5월까지 청사에 출근한 날이 고작 7일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공분이 커지고 있습니다. 3월과 4월에는 각각 하루만 나왔고, 5월에도 5일 출근에 그친 겁니다.
한 달에 하루꼴, 17개 시도 위원장 실태
이 문제가 서울만의 일은 아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17개 시도 선관위원장의 연평균 출근 일수는 14.2일에 불과합니다. 한 달에 1일 남짓 출근한 셈인데요. 올해는 더 심해서 평균 11.4일에 그쳤습니다. 경기도 8일, 인천 7일, 부산 8일, 대구 6일 등 대부분 비슷한 수준이었고, 10일 이상 출근한 사람은 울산 유진현 위원장이 유일했습니다.
판사 겸직 구조와 특별정려금 논란
이런 낮은 출근율은 현행 비상근직 체계 때문입니다. 시도 선관위원장은 관할 법원장이 겸직하고, 중앙선관위원장도 대법관이 맡습니다. 중앙선관위는 판사 업무를 병행하다 보니 출근일이 적게 보일 뿐 업무 수행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을 얻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당연히 조직 관리와 현장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기에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역시 올해 사퇴 전까지 45일만 출근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이와 맞물려 선관위가 최근 5년간 직원들에게 선거 관련 특별정려금으로 100억 원이 넘는 돈을 지급한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중앙행정기관 중 별도 규정으로 이 돈을 주는 곳이 선관위가 유일하다는 점도 세간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비상임직이라는 이유로 관리 감독이 허술한 구조는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가장 큰 허점입니다. 선거라는 민주주의 핵심 절차를 맡은 기관인 만큼, 직무 전념이 가능한 체계로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