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을 내준 전기차 시장
올해 1~9월 신규 등록된 전기차 29만6801대 가운데 중국산은 11만2968대로 38.1%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포인트 높아진 수치인데요. 특히 전기 승용차에서는 중국산이 43.5%, 국산이 48.7%로 국산 비율이 처음으로 절반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 물량과 비야디(BYD)의 판매 확대가 맞물린 결과입니다. 문제는 한국의 무역장벽이 주요국보다 낮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 승용차에 127.5%의 관세를 매기고, 유럽연합은 기본관세 10%에 제조사별로 최대 35.3%를 더 붙입니다. 반면 한국은 기본관세 8% 외에 추가 관세가 없습니다.
다시 꺼내 든 세액공제 카드
이런 흐름 속에 정부가 석 달 만에 완성 전기차를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으로 다시 검토하고 나섰습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일 경기 화성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업계 간담회를 열고 관련 건의를 받았는데요. 정부는 8월 세법개정안에서 반도체·2차전지 등 6개 분야를 공제 대상에 넣으면서 전기차는 제외했지만, 상황이 달라진 겁니다.
업계는 전기차 생산세액공제와 함께 부품업체의 미래차 전환 지원, 배터리 리스제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도 요청했습니다. 배터리 리스제는 차체만 사고 배터리는 빌려 쓰는 구조로, 초기 구매 비용을 낮춰 수요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부총리는 잠재성장률 반등의 다음 격전지가 전기차라며 2~3년 안에 세계 선도국 수준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남은 변수는 국회와 통상
국회에서도 움직임이 있습니다. 여야 의원 19명이 전기차를 공제 대상에 추가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요. 다만 재정경제부는 도입 여부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통상 갈등 변수와 재정 부담을 함께 저울질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속도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조철 고려대 특임교수는 국내 전기차 생산이 줄면 배터리 수요도 함께 줄어 세액공제의 의미가 흐려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전기차 전환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공장 한두 곳이 문을 닫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정부는 이달 중 자율주행 기술력 제고와 핵심부품 연구개발 확대를 담은 전기차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