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의 전직 대통령 내란 선고
오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가 진행됩니다. 1996년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약 30년 만에 이루어지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내란 혐의 선고라는 점에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선고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실시된 MBC 등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유죄와 중형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응답자의 43%는 ‘내란 혐가 일부 인정되어 무기징역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고, 32%는 ‘대부분 인정되어 사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전체 응답자의 75%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에서 사형 예상 비율이 51%로 가장 높았고, 대구·경북에서도 63%가 유죄를 예상하며 보수 지지 기반에서도 유죄론이 상당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선고 일정에는 몇 가지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가장 큰 변수는 피고인들의 출석 여부입니다.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해 총 8명의 피고인이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데, 만약 일부 피고인이 불출석할 경우 선고가 어떻게 진행될지가 관건입니다. 법조계에서는 출석한 피고인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선고를 진행하고, 불출석 피고인은 추후 별도로 선고하는 ‘분리 선고’ 방안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일에 출석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지만, 과거 건강상 이유로 16차례 불출석한 전력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재판부는 국가적 중대 사건이라는 점과 법관 정기 인사 일정(23일)을 고려해 신속한 선고를 원칙으로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수처 수사 적법성, 선고의 전제 조건
이번 선고에서 법원이 내려야 할 중요한 판단 중 하나는 공수처의 내란 수사 정당성입니다. 공수처가 내란 혐의를 수사할 권한이 있었는지 여부는 윤 전 대통령의 유무죄를 판단하기 전에 먼저 검토돼야 할 핵심 전제 조건입니다. 작년 3월, 법원은 윤 전 대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면서 공수처의 내란 수사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공수처법에 내란 혐의 수사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고, 대법원의 관련 해석도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법원의 흐름은 공수처의 수사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는 윤 전 대통령의 공수처 체포 방해 혐의 사건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하며 공수처의 내란 수사권을 명시적으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공수처법의 제정 취지와 사건 이첩 요구권 등을 근거로 공수처가 고위공직자범죄 수사에 우선권을 가진다고 밝혔고, 직권남용죄와 내란죄의 관련성도 인정했습니다. 이번 선고를 맡은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가 이 같은 선례를 얼마나 참고할지가 주목됩니다. 공수처 수사가 적법하다는 전제가 확립되어야 내란 혐의에 대한 본안 판단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로부터의 내란’ 인정 흐름과 양형 쟁점
선고 결과를 예측하는 데 있어서는 이미 나온 관련 판결들이 중요한 참고 사항이 되고 있습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재판에서 법원은 12·3 비상계엄 당시의 행위를 명백히 ‘내란’으로 규정하며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특히 한덕수 전 총리 재판부는 이를 ‘위로부터의 내란’, 즉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가 헌법 질서를 내부에서 파괴하는 친위 쿠데타에 해당한다고 질타했습니다. 이러한 판결들은 윤 전 대통령 재판에서도 내란 성립이 인정될 가능성을 높이는 ‘사실상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핵심 쟁점은 양형입니다. 특별검사는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이는 전두환 전 대통령 사례와 비교되며 주목받고 있죠. 다만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광주 민주화 운동 진압 등 유혈 사태가 사형 판결의 중요한 근거가 된 반면,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는 인명 피해가 없었던 점이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이 점을 고려해 무기징역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반면, ‘위로부터의 내란’이라는 새로운 법리적 평가가 적용된다면 그 위험성과 파장을 고려해 중형이 강화될 여지도 있습니다. 내란죄는 별도의 양형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재판부의 재량권이 크게 작용할 부분입니다.
정치권 또한 이번 선고를 향해 긴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고 결과에 따라 사법개혁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당의 쇄신과 노선 재정비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19일의 선고는 한 개인의 운명을 넘어, 공수처의 위상, 사법부의 권위, 그리고 정치 지형의 변화까지 좌우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