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가 불러온 MLCC 대공황과 주도권 쟁탈전

한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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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달 전 수정 · 2026년 6월 16일 오전 8:33

발행: 2026년 6월 16일 오전 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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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으로 MLCC 시장이 사상 최악의 공급난에 직면했습니다. 일본의 원자재 독점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병목을 심화시킨 가운데, 무라타와 삼성전기 등이 대규모 증설로 맞서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슈퍼사이클이 203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가 키운 전자부품 대란

AI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스케일업이 전례 없는 수동 소자 대란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전자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MLCC(다층 세라믹 커패시터) 시장이 사상 최악의 공급난에 직면한 상황인데요. AI 서버 한 유닛에 들어가는 MLCC는 최대 28,000개로, 일반 레거시 서버보다 13배 이상 많은 수량입니다. 특히 엔비디아의 루빈 아키텍처는 단일 보드에 12,000개의 고성능 MLCC를 탑재하며 수요를 더욱 견인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폭증 수요는 공급망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자율주행 전기차와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가세하며 MLCC 수요는 멈출 줄 모르고 있습니다. 업계가 감당할 수 있는 생산 한계를 훌씬 넘어선 주문이 쏟아지면서 공급망은 초비상 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주문 리드타임은 기존 10주에서 24주까지 늘어났고, 현물 가격은 최대 40%까지 치솟았습니다.

원자재 독점과 지정학 리스크가 쌓인 병목

수요 폭증만큼 공급 측의 복합 위기도 심각합니다. 핵심 원료인 나노 등급 고순도 세라믹 분말 시장을 일본의 사카이 화학공업과 닛폰 화학산업 등이 독점하고 있어 대체 재 확보가 사실상 어려운 실정입니다. 물론 이런 원자재 의존도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구조적 문제였지만,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과 유가 급등이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MLCC 제조에 필수적인 릴리스 필름은 원유를 주원료로 사용합니다. 유가 상승이 곧바로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업체들의 수익성 압박은 한층 커지고 있습니다. 타이요 유덴을 비롯한 주요 제조사들이 단가 인상을 본격화한 배경에는 이런 원가 부담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공급 부족과 원가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업계의 병목 현상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극초기라는 슈퍼사이클과 증설 경쟁

현재의 혼란이 장기화될 조짐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AI 주도 슈퍼사이클이 극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가 2028년에서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사실 수요가 계속 쌓이는 상황에서 공급망 안정화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에 글로벌 제조사들은 대규모 설비 투자로 맞서고 있습니다.

세계 1위 무라타 매뉴팩처링은 2026 회계연도에 총 2,500억 엔을 투자하며 그중 800억 엔을 서버급 프리미엄 라인 업그레이드에 집중했습니다. 삼성전기 역시 필리핀에 첨단 MLCC 신규 공장을 착공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다지기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기업 간의 치열한 증설 경쟁은 향후 수년간 하이테크 밸류체인의 주도권을 가르는 중대한 변수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