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 선포 첫날, 호르무즈서 유조선 피격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경제 전쟁을 선포한 첫날부터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현지 시간 8월 25일 새벽, 오만 북동부 해안에서 약 16.7km 떨어진 해역을 지나던 유조선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았는데요. 이 공격으로 선박의 엔진실이 파손되어 자체 운항이 불가능해졌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해당 해역을 지나는 선박들에게 경계를 강화할 것을 당부하며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피격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경제적 고립 작전'을 발표한 직후에 일어난 사건입니다.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에까지 2차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하며 압박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란의 핵과 미사일 개발, 사이버 활동, 원유 수출에 연루된 개인과 단체, 선박 약 60개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당장 중국이나 튀르키예, UAE 등 주요 교역 상대국에 대한 제재는 유예하며 각국이 거래를 정리할 시간을 주었지만, 추가 압박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겁니다.
이란의 맞서기, 한국 선박도 제재 명단에
미국의 공세에 이란은 제재를 극복하겠다며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경제 제재가 전 세계 주권에 대한 공격이자 민족 자결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는데요. 특히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규칙 위반을 이유로 유조선 45척을 블랙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이번 제재 명단에는 한국의 3위 해운선사인 장금상선 소속 선박 5척이 포함되어 있어 국내 해운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란의 페르시아만해협청은 해당 선박들에 대해 벌금 부과는 물론 억류와 화물 압수까지 가능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란 측은 구체적인 위반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해협 통과 시 허가와 통과비 지불 규정을 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는 미국의 제재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송로를 사실상 장악하려는 이란의 수세 전략으로 보입니다.
반면 이란은 오만과의 대화 채널은 유지하며 긴장 완화의 실마리를 찾고 있습니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테헤란에서 만나 임시 공동 해상 통로 개설과 기뢰 제거 프로젝트 추진에 합의했습니다. 양국은 영구적인 안전 항행 통로가 마련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이 통로를 운영하고, 해상 교통 관리와 정보 교환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이런 협상에서도 이란은 연안국의 주권 존중과 국제법 준수를 강조하며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고히 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휴전설과 교착 상태의 미래
물밑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을 위한 중재가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리아노보스티는 파키스탄과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항을 포함한 휴전에 합의했으며 며칠 내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국방군 총사령관이 이란 지도부와 회동한 직후에 나온 소식이라 일각에서는 기대감도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나 신빙성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사실 미국과 이란의 대립은 경제 제재를 중심으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교착 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해군력을 동원한 통제를 이어가고 있고, 이란은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를 모두 적으로 간주하겠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2차 제재가 실제로 얼마나 강하게 집행되느냐에 따라 이번 경제 압박의 효과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과 경제적 대립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국제 에너지 수송로의 안정 회복은 당분간 요원한 과제로 남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