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직원이지?"...영장 기각된 까닭
서울동부지법이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20대 남성 2명에 대해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양환승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들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는데요. 이들은 근무를 마치고 복귀하던 경찰관을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위장한 것으로 오인하고, 양팔과 목덜미를 붙잡는 등 물리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피의자 측 변호인은 경찰관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피해 경찰관의 진단서상 치료 기간이 2주에 불과해 상해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범행 가담 정도를 고려할 때 구속영장 청구는 과도하다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법원은 이들의 주거가 일정하고 혐의도 대체로 인정하는 점, 현재 단계에서 증거 인멸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들어 불구속 수사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투표용지 부족이 낳은 현장 혼란
사건의 발단은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 당시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였습니다. 투표함이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로 제때 이송되지 않으면서 개표가 크게 지연되었고, 일부 시위대가 재선거를 요구하며 경기장을 봉쇄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현장은 극도로 혼란스러웠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복귀하던 경찰관들을 가로막은 20대 남성들은 선관위 직원이 경찰로 위장했다고 주장하며 폭행을 이어갔습니다. 이 외에도 현장 상황을 영상으로 촬영해 SNS에 올린 20대 여성은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고 침을 뱉은 40대 여성은 구속 송치되기도 했습니다.
139명 넘은 수사 대상, 쟁점은 어디까지
이번 사건을 비롯해 개표소 봉쇄 시위 관련 불법 행위로 수사를 받는 인원은 현재까지 100명을 훌씬 넘어섰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수사 대상자는 총 139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었는데요. 개표소 출입문을 막은 이른바 '올다르크'에게도 다음 주 소환 통보가 예정되어 있어 파문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경찰의 수사는 현장 폭력 행위는 물론, 온라인상 허위 정보 유포 행위까지 확대될 전망입니다. 다만 법원이 20대 남성 2명의 영장을 기각하면서, 향후 유사한 사건에서도 구속 수사 기준이 어디까지 인정될지 주목됩니다.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선거 사무 차질이 불러온 법적 파문이 얼마나 커질지, 관련 재판들의 향방이 지켜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