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수수료가 키운 휴게소 고물가
오랫동안 고속도로 휴게소는 비싼 음식값으로 운전자들의 원성을 들어왔습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5천 원이나 하는 게 대표적인데요. 이런 고물가 뒤에는 한국도로공사 퇴직자들이 형성한 이권 카르텔과 복잡한 다단계 수수료 구조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비영리법인인 도성회는 자회사를 통해 휴게소와 주유소를 운영하며 입점업체들에게 평균 33%에 달하는 고액의 수수료를 챙겼습니다. 이들은 연평균 9억 원의 배당금을 회원들에게 나눠주고 세금 탈루까지 일삼으며 공공자산을 사적 이익 창구로 써 왔습니다.
중간 단계를 없앤 공공관리 회사
이런 고질적인 비리 구조를 끊어내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공공관리 체제로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했습니다. 기존의 도로공사에서 중간운영업체를 거쳐 입점업체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를 폐지하고, 공공관리 회사를 통해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으로 바꾼 겁니다.
동시에 도로공사 전·현직 직원과 그 가족들을 입찰에서 원천 배제했고, 퇴직자들이 운영하던 휴게소를 매각하도록 조치했습니다. 대통령의 휴게소 음식 가격 지적이 계기가 되었는데요. 사실상 정보 유출로 이어지는 입찰 비리와 전관 특혜를 차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천 원 아메리카노가 가능해진 이유
운영 체계가 바뀌면서 입점업체들의 부담은 크게 줄었습니다. 기존에 33%에 달하던 임대료 부담이 8~9% 수준으로 떨어졌는데요. 이제는 업주들이 부담을 덜고 소비자들이 실제로 낮은 가격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아메리카노 가격이 평균 4,800원에서 1,000원대로 낮아졌고, 편의점에서는 1+1 할인 혜택이 새로 도입됐습니다. 저가 커피 브랜드와 지역 맛집들이 입점하면서 선택지도 다양해졌습니다. 여주와 군위 등 8개 휴게소를 시작으로 한 이 개편은 전국 100여 개소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앞으로 고속도로 휴게소가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국민들의 쉼터로 제 역할을 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