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만의 폐지 결정
2026년 10월 15일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제28차 국제도량형총회(CGPM)가 윤초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의했습니다. 1972년 도입된 지 54년 만인데요. 새 기준은 2027년 5월 20일부터 적용됩니다. 당초 2035년 폐지를 목표로 했지만, 지구 자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일정이 8년 앞당겨졌습니다.
윤초, 왜 필요했나
윤초는 세슘 원자시계 기반의 협정세계시(UTC)와 지구 자전을 기준으로 한 세계시(UT1)의 차이를 0.9초 이내로 맞추기 위해 1초를 추가하거나 삭제하는 제도입니다. 1972년 이후 지금까지 27차례 1초가 추가됐고, 마지막 조정은 2016년 12월 31일이었습니다. 윤초가 적용되는 날에는 1분이 61초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1초를 더한 적만 있지만, 최근 지구 자전이 빨라지면서 1초를 빼는 음의 윤초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국제도량형국(BIPM)은 2035년까지 음의 윤초가 필요할 확률을 약 30%로 추정합니다.
디지털 인프라의 안정성
윤초가 적용되면 컴퓨터 시스템에 적지 않은 혼란이 발생해 왔습니다. 2012년에는 레딧과 링크드인 등 인터넷 서비스가 장애를 겪었고, 호주 콴타스항공은 항공편 운항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컴퓨터가 매 분을 60초로 가정하고 설계됐기 때문인데요. 음의 윤초는 실제 적용된 전례가 없어 위험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CGPM은 UTC와 지구 자전 기반 시간의 허용 오차를 최대 1시간까지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1시간 단위의 윤시간을 도입한다는 뜻이 아니라, 원자시계 기반의 연속 시간 체계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1시간 차이가 누적되려면 수백 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 표준시는 UTC+9를 그대로 유지하므로 일상생활의 시계 표시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다만 통신망, 데이터센터, 금융 거래, 위성항법 등 초정밀 시간 동기화가 필요한 분야는 새로운 기준에 맞춰 시스템을 조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