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가 키운 수동부품 수요
삼성전기가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인덕터 공급 계약을 또 하나 따냈습니다. 규모는 약 2천850억원으로, 지난해 연결 매출액의 2.5% 수준인데요. 계약 기간은 2026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입니다.
이번 계약은 삼성전기가 올해 공시한 다섯 번째 장기공급계약(LTA)입니다. 다섯 건을 합친 누적 계약 규모는 약 3조6천억원에 이릅니다. 계약 상대방은 경영상 비밀유지를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배경에는 AI 서버의 구조적 특성이 있습니다.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MLCC를 10배 이상 많이 쓰는데요. 전류 흐름을 조절하는 MLCC와 전력을 안정화하는 인덕터 모두 고용량·고신뢰성 제품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4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6조원대 기판 증설, 재원은 고객 선수금
수동부품과 함께 패키지기판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에 4조2천700억원, 베트남 생산법인에 2조5천100억원을 투입해 AI 서버용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생산 능력을 늘리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건 투자 재원의 상당 부분을 고객사 선수금으로 충당한다는 점입니다. 지난 6월 기준 현금성 자산이 3조3천억원 수준이었지만, 고객사가 전체 투자비의 70% 이상을 선수금으로 부담하고 물량을 보장하는 구조라 자금 부담이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7월 세종캠퍼스를 AI 서버용 고성능 기판 생산 허브로 키우겠다며 8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증권가가 본 이익 상향 구간
증권가의 눈높이도 함께 올라갔습니다. 하나증권은 3분기 매출 3조8천345억원, 영업이익 6천615억원을 예상했습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4% 늘어난다는 전망인데요. 다올투자증권은 매출 3조9천347억원, 영업이익 6천762억원으로 조금 더 높게 잡았습니다.
공급자 우위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FC-BGA 리드타임은 정상 12주를 크게 웃도는 4856주 수준이고, MLCC 평균판매가격도 전분기 대비 10% 초반 상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두 증권사 모두 목표주가 280만원을 제시하며 20272028년 이익 전망치를 상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