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00조 원의 단타 열풍이 낳은 변동성
국내 증시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의 종목 쏠림, 레버리지 ETF 상품 쏠림, 개인투자자의 수급 쏠림이라는 '3중 쏠림' 구조로 인해 심한 변동성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의 단기 매매 성향이 ETF를 통해 대형주와 지수로 전달되면서 시장 불안정성을 키웠는데요. 2024년 1월부터 7월까지 개인의 코스피 거래대금은 총 9,763조 원에 달했고, 일 평균 비중은 58.4%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미국 뉴욕증시 개인 거래 비중인 17.9%보다 4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사실 이런 쏠림 현상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뒤 더욱 심해졌는데, 해당 상품들은 상장 열흘 만에 전체 ETF 거래대금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자금을 끌어들였습니다. 결국 개인 투자자의 강한 단타 성향이 국내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킨 핵심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예탁금 3천만 원이 바꾼 시장 풍경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는 지난 7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기본예탁금을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조치가 시행된 첫날 해당 상품들의 거래대금은 전일 대비 75% 급감했고, 이틀 만에는 12조 4천억 원에서 1조 3천억 원까지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연속해서 순매도세를 보였고,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각각 8% 넘게 하락하며 코스피 지수와 함께 동반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당연히 예탁금 상향이 단기 수요를 억제하는 데는 확실한 효과를 낸 셈입니다. 하지만 이런 조치가 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뿌리 뽑을 근본 대책이 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구조적 문제를 넘어 장기적 해법을 찾다
물론 예탁금 상향만으로는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변동성 완화를 위해 역추세추종 성향을 가진 장기 기관투자자 기반을 확대하고, 유동성과 변동성을 함께 고려한 변동성완화장치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한 대량매매 플랫폼 활용과 종목·섹터 비중 제한 지수 도입 등도 시장의 불필요한 단기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당장의 거래 억제는 가능했지만, 국내 증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투자자 구조와 시장 장치 전반을 다시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