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프랑스를 찾은 교황…샹젤리제에 80만 명 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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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수정 · 2026년 9월 27일 오후 9:20

발행: 2026년 9월 27일 오전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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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18년 만에 프랑스를 공식 방문해 파리 샹젤리제와 콩코르드 광장에서 80만 명이 운집한 야외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교황은 신앙 안에서 행복을 찾으라며 AI의 무분별한 사용과 핵 군비 경쟁의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세속화가 깊은 프랑스지만 성인 세례자는 늘고 있습니다.

샹젤리제를 가득 메운 80만 명

레오 14세 교황이 파리 샹젤리제 거리와 콩코르드 광장에서 대규모 야외 미사를 집전했는데요. 바티칸 추산으로 약 80만 명이 운집했습니다. 사전 등록 인원이 60만 명이었으니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셈입니다.

교황은 포프모빌을 타고 개선문에서 콩코르드 광장까지 약 2km 구간을 천천히 이동하며 군중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거리 곳곳에서는 "레오! 레오!"를 외치는 함성이 터져 나왔고, 바티칸 국기를 흔드는 시민들로 파리 중심부가 가득 찼습니다. 2008년 베네딕토 16세 이후 18년 만의 프랑스 공식 방문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큽니다.

미사에는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선 주자,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 등이 참석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1905년 정교분리법에 따라 직접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신앙과 인간성, 그리고 경고

교황은 강론에서 물질적 풍요보다 신앙 안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당부했습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우리 내면의 공허를 채울 수 있다"는 메시지였는데요. 신앙이 생수처럼 넘쳐흘러 이웃에게 힘을 주어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정치적 메시지도 잇따랐습니다.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인공지능의 무분별한 사용과 핵 군비 경쟁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기계의 낙원 속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발언이 나왔고, 유네스코 본부 연설에서도 다자주의와 국제 평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파리 시내의 이주민·난민 지원 시설인 '바키타의 집'도 찾았습니다.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온 이주민들의 사연을 직접 들으며 인권과 연대의 중요성을 전했습니다. 이민 문제가 내년 프랑스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라 주목을 받았습니다.

세속화된 프랑스, 그 이면의 변화

이번 방문은 프랑스 사회의 종교적 현주소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정기 미사 참석률이 전체 인구의 2~5%에 불과할 만큼 세속화가 깊어진 나라지만, 성인 세례자는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2016년 이후 세례자 수가 3배로 늘어 올해 1만 3천 명에 달했고, 부활절에는 사상 최대인 2만 1천 명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교황은 청년들을 "오늘날의 교회"라고 부르며 열정과 헌신을 격려했습니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는 청년 신도 8만 명과 심야 기도를 진행했고, 노트르담 대성당에서는 2019년 화재 이후 처음으로 저녁 기도를 집전했습니다.

남은 일정도 관심사입니다. 교황은 루르드 성지에서 성직자 성학대 피해자들을 만나고, 메츠에서 '유럽의 평화'를 주제로 연설하며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