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만에 4천 미터 급강하
지난달 30일 두바이에서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FZ1073편에서 극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오만 국적 부기장이 인도 출신 기장을 흉기로 찌른 뒤 여객기를 고의로 추락시키려 한 건데요. 항공기는 먼저 비상 상황을 알리는 스쿼크 7700 신호를 보냈고, 7분 뒤에는 납치를 의미하는 7500으로 바꿨습니다.
이륙 후 2시간 17분 만에 기체는 30초 만에 고도 3만4천 피트에서 1만7천 피트로 급강하했고, 심한 고도 변동 끝에 꼬리 날개의 방향타가 뜯겨 나갔습니다. 탑승자는 총 174명으로 이 중 166명이 이스라엘인이었는데요. 다친 기장이 마지막 힘으로 조종실 문을 열었고, 승객과 승무원이 부기장을 제압하면서 참사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는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 공항에 비상 착륙했고, 모든 탑승자가 무사히 내렸습니다.
참사를 막은 기장과 승객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인도 출신 스미트 마차르 기장입니다. 누적 비행시간 9,750시간을 보유한 15년차 베테랑으로, 중상을 입고도 조종실 문을 열어 승객들의 제압 작전에 길을 열었죠. 인도 모디 총리는 그를 '또 다른 9·11 테러를 막은 영웅'이라며 직접 전화로 축하했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SNS에 칭찬을 남겼습니다.
승객들의 역할도 컸습니다. 승객 야니브 하윤은 TV 프로그램 '항공사고 수사대'에서 본 기억을 떠올려 조종간을 뒤로 당겨 추락을 막았는데요. 치과의사 승객이 기장의 상처를 치료하고, 다른 승객은 케이블타이로 용의자를 결박하는 등 기내에서 자발적 대응이 이어졌습니다.
이란 연루 의혹과 총선을 향한 공방
조사는 사우디, UAE, 이스라엘 당국이 공동으로 진행 중입니다. 부기장은 입사 8개월차로, 동료들은 하루 종일 기도하고 여성과 악수를 거부하는 극단주의 성향을 보였다고 증언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부기장이 이란과 연계됐을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슬람 급진 사상교육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배후 규명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는데요. 초기 조사에서는 외부 지시 없는 단독 범행 가능성도 제기되었습니다.
사건이 가자 전쟁 3주년과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터지면서 정치적 파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여당은 테러 시도로 규정하며 유권자 결집에 나섰고, 야권은 안보 정책 실패라며 반박하고 있죠.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종실 비디오 녹화 장치 의무화 논의도 다시 불붙었습니다. 현재 상업용 항공기에는 음성 기록 장치만 필수인데, 사생활 우려로 오랫동안 논쟁이 이어져 온 부분입니다. 범행 동기와 배후가 밝혀지기 전까지 이 사건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