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포럼에서 던진 메시지, 그리고 SK하이닉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하계포럼에서 AI 관련 대담에 참석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 주식을 두고 "샀다 팔았다 말고 갖고 있으면 된다"고 말한 부분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는데요. 실제로 제헌절 공휴일로 국내 증시가 쉰 덕분에 글로벌 시장의 일시적 변동성을 피했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주가 방어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최근 TSMC가 AI 반도체 수요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었고,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의 강세도 이러한 분위기를 뒷받침했습니다. AI 발전 속도에 맞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이 흐름이 결국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게 최 회장의 핵심 분석입니다.
생존을 위한 틈새와 인프라
한국이 글로벌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사이에서 뚜렷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최 회장은 미국이 고성능, 중국이 저렴한 토큰 비용을 무기로 삼고 있다며, 한국은 이들을 직접 견줄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대신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미·중이 관심 갖지 않는 틈새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공략하고, 메모리 중심의 수출 전략을 컴퓨팅 용량과 지능을 수출하는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하드웨어 판매를 넘어 국가적 AI 역량 자체를 수출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이러한 구상이 현실이 되려면 민간과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AI가 바꾸는 경영과 인재의 기준
기업 내부 변화에 대한 구상도 구체적이었습니다. 최 회장은 자신의 사고방식과 의사결정 체계를 학습한 AI 에이전트 10개를 만들어 직원들이 직접 만나지 않고도 판단을 대신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단순한 업무 효율화가 아닌 의사결정 방식 자체를 혁신하겠다는 취지인데요. 동시에 AI 시대에 대비해 시험 중심의 교육 제도를 폐지하고 역량 중심의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학력 제한을 없애 고교 졸업생이나 재학생까지 폭넓게 채용하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AI 용어와 경영 언어를 잇는 '통역사'를 두어 지역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결국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려면 사람과 조직의 유연성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