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사고, 개인은 팔았던 그날
최근 국내 증시가 연이틀 급락 끝에 반등을 시도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투매에 밀려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7월 30일 코스피는 장중 6,000선 턱밑까지 오르는 등 430포인트가 넘는 등락을 보이다가 결국 1.2% 내린 5,594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도 2.7% 밀린 645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수급은 극명하게 엇갈렸는데요.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총 1조 5,000억 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받쳤지만, 개인은 하루에만 1조 4,000억 원어치를 내다 팔았습니다. 이틀간 개인 순매도 규모는 3조 4,000억 원에 달했는데요. 삼성전자는 3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 정책에 힘입어 장중 8% 넘게 치솟았으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1.2% 하락 마감했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120만 원대와 140만 원대를 오가다 6.3% 밀리며 급등락을 그렸습니다.
변동성을 키운 레버리지와 기관 매수세 약화
이번 급락의 배경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구조 변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노무라증권 신디 박 연구원은 지난달 22일 고점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한도를 초과하며 약 15조 8,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순매도를 진행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 역시 국내 자산 배분 비중이 현실적 한계에 다다르면서 기존의 든든한 매수세가 예전만 못하게 됐습니다.
여기에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급격히 늘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는데요. 외국인 매도와 기관 매수세 약화라는 이중고 속에서 레버리지 상품들이 변동성을 증폭시켰고, 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자극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우리은행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연이틀 이어진 큰 변동성으로 위험 관리 차원의 매도 욕구가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주주환원이 남긴 숙제
시장이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노무라증권은 외국인 매도 압력이 완화되고 디레버리징 과정이 진행되면, 대형주 중심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증시 재평가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기업들이 실적과 함께 구체적인 주주 환원 계획을 내놓는다면 시장의 신뢰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겁니다.
다만 당장은 개인들의 손익 확정 심리와 변동성 공포가 여전해 단기적으로는 매도 병목 현상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외국인 수급이 안정되고 기업들의 주주환원 약속이 실제 매입과 소각으로 이어질 때, 한국 증시는 구조적인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