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서 선박 잇단 피격
지난 8월 31일 밤부터 9월 1일 사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들이 잇따라 공격을 받았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해운사 바흐리 소속의 초대형 유조선 '시드르'호와 라이베리아 선적 '세네갈 프로스페리티'호가 피격됐는데요. 특히 시드르호에서는 필리핀 국적 승조원 2명이 숨지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두 선박은 모두 사우디아라비아 주아이마 항구에서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미군이 마련한 항로를 이용 중이었습니다.
이번 사태는 미국과 이란이 한 달 만에 무력 충돌을 재개하면서 양측의 보복 공격이 격화되는 와중에 벌어졌습니다. 미국 중앙사령부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방공기지와 레이더, 해상 자산, 통신시설 등 약 100개 목표를 타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유조선 대 유조선' 방침에 따라 이란 정부 소유 유조선 2척도 직접 공격했는데요. 이는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에 대한 첫 보복 조치로 기록됩니다.
사우디, 이란 규탄...한국 선박 관련 보도 정정
사우디 외무부는 시드르호 피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모든 당사자가 냉정을 되찾고 확전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하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사실 사우디 선박에 대한 해상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7월과 8월에도 친이란 반군 후티의 봉쇄 선언으로 홍해에서 바흐리 소속 선박들이 피해를 본 바 있습니다.
한편 외신은 피격된 세네갈 프로스페리티호를 한국 장금상선 소유로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한국 정부와 해운업계는 해당 선박이 라이베리아 선적이며 실소유권도 해외 선주에게 있다고 정정했습니다. 해당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이 한 명도 탑승하지 않았고, 정부 관리 대상 선박도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금상선 측은 재용선 형태로 관계사가 운용에 참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상 통행량 급감...물류 위기 심화
이번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안전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습니다. 전쟁 발발 전 일평균 99척에 달하던 해당 해협 통과 선박 수가 최근에는 9척으로 급감했습니다. 이는 세계 원유 공급의 핵심 동맥이 사실상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란 의회 의장은 하루에 두세 척만 통과한다며 이란이 해협을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하루 1,700만 배럴이 통과했다며 미국이 통제하고 있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이란은 미군이 이란 남부 결혼식장을 공습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야만적 범죄'라고 비난하며 주변 미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습니다. 미국 외교협회 전문가는 보복성 공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는데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계속될수록 국제 에너지 수송망의 불확실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