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선언과 안도의 한숨 속 긴장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막을 내린 가운데,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회담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은 양 정상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긴밀한 협력을 보여준 '역사적인 회담'이었다고 자평했고,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특히 개량형 요격미사일 ‘SM-3 블록 IIA’의 생산 확대에 합의한 점은 미일 동맹의 억지력을 강화하는 성과로 꼽혔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공식적인 환호 이면에는 뚜렷한 안도의 한숨이 섞여 있었습니다. 미국 측으로부터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자위대 파견을 직접적이고 공개적으로 요구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본 외교 당국은 일단의 고비를 넘겼다는 반응입니다.
스킨십과 실질적 약속으로 맞선 일본 외교
회담장에는 팽팽한 기류도 감돌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주만 공습’이라는 민감한 역사적 비극을 언급하며 일본 측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 정상을 만날 때 종종 사용하는 독특한 화법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다카이치 총리는 이에 대해 침착하게 대응하며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하는 ‘스킨십 외교’에 주력했습니다. 악수 대신 포옹으로 인사를 나누는 등 물리적 친밀감을 과시하며 관계 관리를 시도한 겁니다. 더불어 일본은 군사적 파병 요구에 대한 직접적인 응답을 회피하는 대신, 약 110조 원 규모의 대미 에너지 분야 투자 약속을 내세워 실질적 기여를 강조했습니다. 또한 캐나다, 유럽 국가들과 함께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에 참여하며 외교적 해법 모색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죠.
여전히 남은 숙제와 임시방편 논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여전히 일본 정부의 골칫거리로 남아 있습니다. 미국은 일본에게 군함 급유나 기뢰 제거 함정 제공 등 후방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 내에서는 전쟁 후 조사·연구 목적의 군함 파견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지만, 구체적이고 공개적인 약속은 아직 없는 상태죠. 이러한 일본의 접근 방식에 대해서는 비판의 시선도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찬사를 반복하고 투자 약속으로 환심을 사려는 모습을 두고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중동 안정에 대한 공헌이라는 무거운 숙제가 다카이치 총리의 어깨를 누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한 미사일 방어 협력 같은 가시적 성과는 냈지만, 까다로운 지역 분쟁에 일본이 얼마나, 어떤 형태로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