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요일 뒤 찾아온 반등의 날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극적인 반전을 보였습니다. 전날인 3월 4일, 미국과 이란 간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코스피는 12.06%라는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검은 수요일’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인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63% 급등한 5,583.90에 마감하며 2008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코스닥은 더욱 가파른 14.1% 상승으로 역대 최고 상승률을 경신했죠. 이틀 사이 역대 최대 낙폭과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이 변동성은 국내 증시 역사에 남을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장 초반부터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동시에 발동되는 등 강한 반등 의지가 시장 전반에 퍼졌습니다.
반등을 이끈 세 가지 동력
이 같은 급반등에는 몇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중동 정세에 대한 우려 완화였습니다. 이란이 종전 협상을 제안했다는 소식과 미-이란 간 물밑 접촉설이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를 누그러뜨렸죠. 전날 뉴욕 증시가 상승 마감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했습니다. 두 번째는 전날의 과도한 낙폭에 대한 기술적 반발 매수입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급락 폭과 속도가 지나치다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저평가 구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저가 매수’ 세력이 시장에 유입되었습니다. 세 번째는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행보였습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약 1조 8천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도세를 보였습니다.
‘패닉셀’에서 ‘균형 회복’으로
이번 사태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한국 증시의 급락이 지정학적 리스크만으로 설명하기엔 과도했다는 겁니다. 누적된 레버리지 자금의 청산과 연초 고점대비 차익 실현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홀로 폭락’ 현상을 만들었다는 분석이죠. 반대로 급반등은 그렇게 왜곡된 가치가 적정선으로 돌아오는 과정이었다고 봅니다. 이는 시장이 ‘패닉셀링’ 단계를 지나 균형을 찾아가는 전형적인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9·11 테러 직후 코스피가 42일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한 사례가 있습니다. 금융위기나 유럽 재정위기 당시에도 비슷한 패턴의 반등이 관찰됐죠. 현재 시점에서 전문가들은 추가 변동성은 있을 수 있으나, 전날과 같은 극단적인 ‘나홀로 폭락’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다만,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투자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공통된 조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