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속 '돈벼락' 맞은 韓 해운사…호르무즈 봉쇄가 불러온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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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6일 오후 1:04

발행: 2026년 3월 16일 오전 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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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유조선 수요가 폭증하자, 전쟁 전부터 선제적으로 유조선을 대량 확보한 한국 해운사들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장금상선과 시노코는 하루 약 7억 5천만 원의 용선료를 받으며 '숨겨진 승자'로 부상했고, 이 호황은 해운주 상승과 조선사의 유조선·LNG선 수주 확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규제 강화와 맞물려 탱커선 시장의 중장기 호황이 예상된다고 분석합니다.

예측한 자가 기회를 잡았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자,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이 숨죽이고 있습니다. 이란이 세계 석유 수송의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협하면서 말이죠. 이로 인해 원유 운송로가 차단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글로벌 석유 회사들은 당장 원유를 저장할 공간을 확보하려고 발빠르게 움직였습니다. 그 결과, 빈 유조선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운송 운임과 유조선 임대료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이 혼란의 와중에 한국의 두 해운사가 예상을 뛰어넘는 막대한 수익을 올리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장금상선과 시노코라는 기업인데요. 이들은 공교롭게도 전쟁 발발 몇 주 전부터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을 대량으로 매입하거나 임차하는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장금상선은 약 36척, 시노코는 무려 150척 가까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위험한 도박처럼 보였을 겁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이 95% 가까이 뚝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지자,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빈 배 한 척이 하루 7억 5천만 원을 벌어다준다

이들은 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시장을 예측했을까요? 전문가들은 이란의 공세 가능성을 간파하고, 이에 따른 에너지 시장의 혼란과 물류 대란을 미리 계산에 넣었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결국 위기는 철저히 준비된 자에게 큰 기회가 되었던 것이죠. 확보해 둔 빈 유조선들은 단순한 운송 수단을 넘어, 호르무즈 봉쇄로 인해 생산된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 귀중한 '부동 저장탱크'로 변모했습니다.

수익 구조는 명확합니다. 석유 회사들은 저장 공간이 절실했기 때문에, 하루에 약 50만 달러(한화 약 7억 5천만 원)라는 거액의 용선료를 기꺼이 지불했습니다. 이는 평상시보다 10배 가까이 뛴 금액입니다. 운송 운임도 함께 폭등했는데요, 중동에서 중국까지 원유 한 배럴을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약 20달러로, 작년 평균인 2.5달러의 8배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블룸버그는 시노코를 두고 이번 사태의 '숨겨진 승자'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호황의 그림자, 그리고 조선업계로의 확산

이 같은 해운사의 초호황은 주식 시장과 조선 산업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가 커지자 16일 장 초반 국내 해운주는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흥아해운은 10% 이상 급등했고, HMM, 팬오션 등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흐름이 조선업계의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기존 컨테이너선 수주를 유조선으로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다른 주요 조선사들도 LNG선과 유조선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전쟁 특수가 아니라 산업 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됩니다. DS투자증권의 리포트에 따르면, 고운임과 선박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친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노후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탱커선 시장 호황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한 치의 오차 없이 예정된 수순은 아닙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전 세계 에너지 공급과 물류 체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으며, 이로 인한 고유가와 물류 대란은 결국 전 세계 소비자와 기업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한국 해운사의 수혜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된 고수익 구조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점이 드러난 지금, 유연한 대응과 선제적 투자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빛을 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