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선포로 이어진 공포의 기생충
미국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 등에서 사람과 동물의 살을 파먹는 기생충인 '신세계 나사벌레'가 발견되며 당국이 비상에 걸렸습니다. 텍사스주는 가축 산업과 공중보건에 대한 위협을 우려해 공식적으로 재난 사태를 선포했고, 플로리다주에서도 수입된 말에서 유충이 확인되는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경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기생충은 약 40년 전 미국에서 박멸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멕시코 등을 거쳐 다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당국의 확산 차단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눈과 코도 위협하는 나사벌레의 정체
신세계 나사벌레는 주로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에 서식하는 기생성 파리입니다. 이 벌레는 동물이나 사람의 상처, 점막 등 열린 부위를 찾아 알을 낳는데, 부화한 유충이 숙주의 살아있는 조직을 파먹으며 성장합니다. 감염되면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며, 치료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이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특히 코, 눈, 생식기나 신생아의 배꼽과 같이 보호되지 않은 부위가 취약합니다. 한 번에 200~300개의 알을 낳고, 일생 동안 최대 3000개까지 번식할 수 있는 강한 생식력이 가장 큰 위협 요소로 꼽힙니다. 플로리다에서는 해외 방문 후 감염된 환자에게서 100마리가 넘는 유충을 제거한 사례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불임 파리 살포까지 나선 총력 대응
당국은 확산을 막기 위해 다각도의 대응에 나섰습니다. 텍사스주는 농업국과 야생동물 당국이 합동 대응팀을 구성해 남부 국경 지역의 가축, 애완동물, 야생동물에 대한 정기 검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나사벌레의 근원지로 지목된 멕시코산 소 수입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가장 주목받는 방제 수단은 '불임 수컷 파리 방사' 작전입니다. 방사선으로 생식 능력을 없앤 수컷 나사벌레를 대량으로 살포해 암컷과의 교미를 유도하지만, 실제로는 번식을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미국은 1960년대 비슷한 방법으로 국내의 나사벌레를 성공적으로 근절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동일한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플로리다 당국은 기후가 따뜻하고 동물 개체 수가 많은 지역일수록 확산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하며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