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평 방에 9명이 사는 곳
국내 유일의 여성 교도소인 청주여자교도소가 심각한 과밀 수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원 620명인 이곳에 현재 740여 명이 수감되어 있어 수용률이 120%에 달하는데요. 5명이 쓰는 방에 8명이 들어가 있고, 5평 남짓한 공간에 9명이 생활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선풍기 두 대에 의존해야 하는데, 과열 방지를 위해 50분 가동 후 10분간 꺼지는 열악한 환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계곡 살인 사건의 이은해와 제주 전 남편 살인 사건의 고유정 등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강력사범들이 수감되어 있습니다. 수용자들은 오전 6시 반부터 오후 5시까지 일과를 소화하며 제과제빵이나 한식조리, 헤어디자인 같은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좁은 공간과 열악한 시설 속에서 수용자들의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교도관 1명이 40명을 돌본다면
과밀 수용으로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건 현장 교도관들입니다. 청주여자교도소에는 약 240명의 직원이 근무하지만 교대근무 체계를 감안하면 야간에는 교도관 18명이 740여 명의 수용자를 관리합니다. 이는 사실상 한 명의 교도관이 40명의 수용자를 감당해야 하는 셈입니다. 이런 극한의 상황 속에서 교도관들은 수용자들의 폭언과 폭행에 노출되어 있고, 무분별한 인권위 진정까지 받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수용자들의 난동과 자해, 폭행 사고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청주여자교도소의 사건 사고 건수는 2016년 894건에서 지난해 1,873건으로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는데요. 정신질환을 앓는 수용자가 전국적으로 2016년 3,296명에서 지난해 6,345명으로 급증한 점도 관리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당연히 교도관들은 위험한 근무 환경에 처해 있지만 경찰이나 소방과 달리 별도의 위험근무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정청 설립과 과밀화 해소
법무부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선 청주여자교도소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과밀 수용을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재소자의 편의를 넘어 교도관 안전 확보와 사회적 재범 방지를 위한 조치입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무기징역 수형자라도 20년 복역 후에는 가석방 가능성이 있어 결국 사회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출소 후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사회적 대가를 막으려면 교화가 필수적이라는 거죠.
이를 위해 법무부는 교정본부를 독립 외청인 교정청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교정청이 설립되면 교정 조직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확보되고, 인력과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실 교정 시설의 환경 개선은 수용자와 교도관 모두를 위한 일입니다. 좁은 공간과 인력 부족 속에서 어느 누구도 안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