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표 차이로 무산된 합의안
SK하이닉스 노동조합이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찬반투표에 부쳤는데요. 결과는 찬성 7,510표, 반대 7,535표로 단 25표 차이의 근소한 격차로 부결되었습니다. 사실상 반쪽짜리 합의안이었던 셈인데,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합의안의 핵심은 기존에 현금으로만 지급되던 초과이익분배금(PS) 방식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현금 40%와 자기주식 60%를 조합해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자사주 지급분 중 40%는 수령 다음 날부터 매도가 가능하고, 20%는 2년에 걸쳐 이연 지급되며, 나머지 40%는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당연히 조합원들은 현금 확보와 주식 가치 사이에서 선택의 어려움을 겪었고, 이것이 부결로 이어진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111일 만에 타결된 현대차
같은 날, 현대자동차에서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16차 교섭과 111일간의 진통 끝에 노사가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것인데요. 기본급 인상과 경영성과금 400% 지급, 주식 15주 추가 지급 등 조합원들의 처우 개선이 두드러진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에 복지포인트인 해시포인트 50만 원 지급도 포함되어 있어 실질적 수혜가 상당한 수준입니다.
현대차의 사례는 SK하이닉스와 대조를 이루면서도, 사실 서로 다른 업종과 협상 구조를 가진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장기간의 파업과 교섭 끝에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점은 국내 제조업 노사 관계의 현재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합니다.
주가와 재협상 전망은
SK하이닉스 측은 합의안 부결 이후 주가가 하락하며 시장의 불안 심리가 반영되었습니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업황 회복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인데요. 하지만 찬반 비율이 거의 비슷했던 만큼, 재협상을 통해 빠르게 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사회적 비난 여론을 고려할 때, 대결 구도보다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노사 양측이 조합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조금 더 현금 비중을 높이는 등 수정안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사실 이번 투표 결과가 너무나 박빙했기 때문에, 조합원 다수의 마음을 얻기 위한 조율이 불가피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