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700원에 멈춘 줄다리기
2027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700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올해 1만 320원보다 380원 오른 건데요, 인상률은 3.7%입니다. 주 40시간에 유급 주휴를 포함한 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 223만 6,300원이 됩니다. 최근 3년간 3% 아래로 머물던 인상률이 이번에 다시 3%대로 올라섰습니다.
이번 결정은 노사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투표로 이뤄졌습니다. 노동계는 1만 730원을, 경영계는 1만 700원을 제시했는데, 30원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막판 표결에 부쳐졌습니다. 투표 결과 사용자 측 안이 15표를 얻어 근로자 안 11표를 제치고 채택됐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법정 시한을 넘기는 마라톤 회의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양측 모두 "아쉽다"는 한 목소리
노사 모두 이번 결과에 썩 내키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국노총은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3.7% 인상이 사실상 동결에 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 보장 기능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입장입니다.
경영계 역시 깊은 유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경제인협회는 영세 사업주와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을 고려할 때 동결되는 게 맞았다고 주장했는데요. 특히 고물가와 고환율로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인상 폭이 전년의 2.9%를 웃돌았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역대 최다 부채와 경기 부진 속에서 이번 인상이 영세 업체의 경영난을 키울 수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반복되는 갈등과 제도 개선 목소리
이번 회의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은 또다시 무산됐습니다. 경영계는 숙박·음식업 등 지불 여력이 한계에 다다른 업종에 차등을 두자고 강력히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영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매년 반복되는 노사 간의 첨예한 대립을 해결하기 위해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공익위원들에게 결정권이 쏠리는 구조와 단일 임금 체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요. 이번에 공익위원들은 고용노동부에 제도개선 추진단을 설치해 적용 대상과 결정 기준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공식 권고했습니다. 플랫폼 노동자의 임금 적용 방식 등 급변하는 노동시장 환경을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입니다. 확정된 최저임금안은 8월 5일까지 고시되며,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