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직후 추락, 17개 중 6개 실패
2026년 9월 16일 경기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6 국방 드론 기술전'에서 17개 임무 가운데 6개가 실패했습니다. 대한항공은 AI 기반 무인기 22대를 한 체계에서 동시에 비행시키는 자율 군집제어 기술을 선보였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단거리 이착륙 무인기 '모하비'의 모의 전투 비행을 시연했습니다.
반면 KAI의 AI 고속 제트 무인기 1호기는 이륙 직후 추락했고, 2호기는 신호가 끊긴 채 사라졌습니다. 직충돌 드론과 대드론 장비도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현장 인파가 일으킨 주파수 간섭이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장비 결함인지 시험 환경 문제인지를 두고 해석이 갈립니다.
실패를 자산으로 바꾸는 나라들
국방과학연구소의 한국형 자폭드론도 지난달 부산 남방 공해상 전투실험에서 두 차례 모두 발진 4초 만에 바다로 떨어졌습니다. 잇따른 실패에 '기술적 망신'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얻은 오작동 데이터가 항재밍 능력 보완에 귀중한 자료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선도국들은 실패를 혁신의 과정으로 받아들입니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 폭발을 '성공적인 실패'로 규정하고 설계를 개선했고, 미국 DARPA는 F-117 개발 당시 시제기 추락 데이터로 스텔스 설계를 실전화했습니다. 일본도 RQ-4B 글로벌 호크 추락에 평정심을 유지하며 대응했습니다.
남은 과제
문제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 국가 R&D 성공률은 99%를 웃도는데, 연구진이 감사와 징계를 피하려고 달성 가능한 낮은 목표만 세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는 2024년 1월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 개정으로 성실 수행 인정 제도를 확대했지만, 주관적인 판정 기준과 사후 감사에 대한 두려움 탓에 실효성이 낮다는 평가입니다.
전문가들은 시험 비행 여건 확충과 소액·분산형 R&D 체제 전환, 미국 등과의 공동 개발을 통한 실전 검증을 제안합니다. 추락한 드론이 다음 세대의 자산이 될지, 또 한 번의 망신으로 남을지는 결국 실패를 다루는 제도가 결정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