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의 신뢰성에 드리운 그림자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가 12·3 비상계엄 당시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문건을 두고 '선택적 기억'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그는 지난 17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내란 방조 혐의 재판 증인 신문에서 "문건을 현장에서 읽은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는데요. 문제는 이 발언이 과거 국정조사에서의 증언과 CCTV 영상과 배치된다는 점입니다.
법정에 공개된 CCTV 영상에는 최 전 부총리가 문건을 펼쳐 꼼꼼히 읽는 모습이 선명히 담겨 있었습니다. 이진관 부장판사는 이 같은 불일치를 지적하며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 전 부총리는 비상계엄 상황이 '초현실적'이어서 파편적인 기억만 남아있다고 해명했지만, 법정에서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잇단 증인들의 불출석
계엄 재판의 진실 규명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주요 증인들의 연이은 불출석입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18일 군사법원의 증인 소환에 응하지 않고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받았습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형사재판과 건강 문제, 증언 거부권 등을 불출석 사유로 내세웠는데요.
군사법원은 김 전 장관의 불출석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다음 기일인 12월 9일에도 불출석할 경우 구인영장 발부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김 전 장관이 한덕수 전 총리 재판 증인 신문에도 불출석한 데 이은 두 번째 불출석으로, 재판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완전한 침묵을 선택한 증인
추경호 전 원내대표는 더 직접적인 방식으로 증언을 거부했습니다. 지난 17일 법정에 출석은 했지만, "일체의 증언을 거부합니다"라고 선언한 뒤 내란 특검팀과 한 전 총리 측의 모든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는데요. 그는 현재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라며 증언 거부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추 전 원내대표의 증언 거부를 수용하면서도, 경제부총리와 원내대표를 역임한 그가 당당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증인 신문은 20분 만에 종료되며, 계엄 재판의 진실 규명에 또 다른 장벽이 생겼습니다.
재판의 향방과 남은 과제
오는 25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 신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군사법원은 이 증인 신문을 영상으로 녹화해 증거자료로 활용할 계획인데요. 이번 증인 신문은 계엄 군사재판의 핵심 쟁점인 '국헌문란 목적'과 '공모관계'를 규명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한편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병 치료를 이유로 두 차례 불출석해 결국 증인 채택이 취소되는 등, 계엄 재판 관련 증인들의 소극적인 태도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지만, 진실 규명을 위한 재판 과정 자체가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입니다. 향후 재판 진행 속도와 증인 신문의 효과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