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속 에너지 안보 행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상황에서 에너지 공급망을 직접 점검한 건데요. 사우디는 우리나라 원유 수입 1위 국가입니다. 김 장관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부 장관과 만나 원유와 나프타가 연말까지 차질 없이 공급되도록 재확인했습니다. 사우디는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원유를 옮겨 한국에 꾸준히 공급하고 있으며, 이 경로를 통해 우리는 평시 물량의 90% 안팎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중장기 자원 협력의 틀을 짜다
단기적 수급 확인을 넘어 양국은 원유·가스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를 통해 원유 비축과 송유관 인프라 개발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는데요. 특히 AI와 디지털 전환을 에너지 자원 탐사에 접목한 기술 혁신, 그리고 석유화학 소재 개발까지 협력 범위를 넓혔습니다. 이번 MOU는 단순한 구매 계약을 넘어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챙기는 중장기 로드맵이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양국은 지속가능한 에너지 기술 개발에서도 손을 맞잡기로 했습니다.
제조업에서 광물 밸류체인으로
이번 방문에서는 대형 현지 프로젝트들의 진행 상황도 점검했습니다. 연간 5만 대를 생산할 현대자동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합작 완성차 공장, 그리고 중동 최대 규모인 HD한국조선해양-아람코 합작 조선소(IMI)의 적기 준공을 위해 사우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양국은 사우디가 보유한 희토류와 인광석, 황 등 첨단산업용 광물 자원과 한국의 고순도 제련 기술을 결합한 전주기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사우디의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가공 기술이 만나 채굴에서 제련, 그리고 첨단산업 개발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협력 지형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김 장관은 사우디 일정을 마친 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를 잇달아 방문할 예정입니다. 원전과 플랜트, 신산업 분야에서 추가 협력 방안을 모색하며 중동 지역과의 경제 협력 네트워크를 더욱 촘촘히 다지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