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전화 한 통, 월드컵 판정 논란에 불을 붙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이 끝난 뒤에도 미국 대표팀을 둘러싼 잡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퇴장당했던 폴라린 발로건 선수가 16강 벨기에전에 그대로 출전한 것을 두고 외압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미국은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1대 4로 대패하며 대회를 마감했지만, 발로건의 출전 자격 문제는 여전히 축구계 안팎에서 뜨거운 감자로 남았습니다. 사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한 선수의 징계 유예를 넘어 정치 권력이 스포츠 판정에 개입했는지를 두고 세계적 공방을 빚고 있는 상황입니다.
백악관이 밝힌 개입 이유
논란이 커지자 백악관은 발로건의 퇴장 처분 번복에 정부가 개입한 것이 맞다면서도 그 이유가 충분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앤드루 줄리아니 백악관 월드컵 태스크포스 사무국장은 7월 8일 브리핑에서 이번 판정의 문제점을 두 가지로 짚었는데요. 먼저 경기 주심인 브라질 출신 하파엘 클라우스가 과거 승부조작 수사와 연관되어 참고인 진술을 한 이력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VAR 판독 과정에서 슬로모션을 사용한 것은 규정 위반이라며 심판의 자질과 판정 절차 모두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줄리아니 국장은 클라우스 심판이 범죄 혐의로 기소된 적은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수사와 관련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퇴장 결정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연히 미국 정부 측은 발로건의 퇴장이 부당한 판정이라고 판단하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한 뒤 개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대통령과 FIFA 회장 간의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비공개로 남아있어, 실제로 어떤 압력이 작용했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반발과 남은 과제
미국 측의 주장에 대해 브라질 축구협회는 즉각 성명을 내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클라우스 심판의 경력에 의구심을 품을 근거가 전혀 없으며, 그는 모범적인 전문가라고 옹호하며 미국의 암시와 모욕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브라질 취재진 역시 클라우스가 수사 대상이 아닌 참고인 신분이었음을 상기시키며 미국의 주장이 과장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사태는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남겼습니다. 미국은 자국 선수의 억울한 징계를 풀어주기 위해 외교적 채널을 동원했고, 그 결과 발로건은 16강에 출전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벨기에에 완패하며 대회를 마무리했고, 이제 남은 것은 승패와 무관하게 스포츠의 공정성과 정치 개입의 경계를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세계적 논의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