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6·3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여파가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흘러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수사의 범위를 예산과 채용 비리까지 넓히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사태의 규모는 적지 않습니다. 전국 1만 4,288곳의 투표소 가운데 140곳이 추가 용지를 송부받았고, 실제로 사용한 곳은 91곳, 투표 자체가 중단된 곳은 26곳에 달합니다. 진상규명위는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 허철훈 전 사무총장, 윤재수 전 선거정책실장 등 12명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실무자 6명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습니다.
규정에 매몰된 선관위 행정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함께 중앙선관위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2026년 선거를 앞두고 선관위가 투표구 설정 과정에서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규정만을 기계적으로 적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100m 거리 규정'을 적용해 12개 투표구를 설정하면서 현장 실효성보다 수치적 기준을 우선시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전체 유권자 4,295명 중 약 50%에 해당하는 2,147명이 배정되어야 할 구역에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한 결과 2,107명이 한 구역에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2022년 선거 당시 일부 투표구의 유권자 비율이 60%에 달했던 문제가 그대로 반복된 겁니다.
수사 확장과 남은 과제
합수본은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24일에는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 3명과 송파구 선관위 관계자 9명 등 총 12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이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보고 경로와 지시 내용을 파악할 방침입니다. 25일 오후에는 투표관리관 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국무회의에서 합수본 인력을 확대해 예산 및 채용 비리 문제까지 수사할 것을 지시함에 따라 법무부는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와 파견 규모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개표소 진입을 차단한 30대 여성 등에 대한 업무방해 수사도 별도로 진행 중입니다.
한 차례 선거를 치르면서도 되풀이되는 선관위의 행정적 실수와 관련 수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이를 계기로 선거 관리 체계가 어떻게 개선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