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0만 건 vs 3000건…팽팽한 대립
쿠팡이 3370만 개의 계정 정보가 유출된 사고와 관련해 29일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쿠팡은 “유출자가 다운로드한 데이터는 약 3000건에 불과하고, 제3자에게 공유된 흔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 측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30일 국회 청문회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경찰, 민관합동조사단이 확인한 유출 규모는 3300만 건 이상”이라고 재확인했다. 이름과 이메일 외에 배송지 주소, 주문 내용까지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자체 조사가 정부의 지시에 따라 진행됐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합의되지 않은 결과를 사전 발표한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이처럼 쿠팡과 정부는 유출 규모를 놓고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1조7000억원 보상안, 실효성 논란과 청문회 공방
쿠팡은 피해 고객 3370만 명에게 1인당 5만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하는 보상안을 발표했다. 총액으로는 1조 6850억원 규모다. 그러나 보상 쿠폰은 쿠팡 로켓배송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돼 있어, 대부분 쿠팡 내 서비스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탈퇴 회원은 재가입해야 사용할 수 있다. “실질적인 보상이 아니라 자사 홍보용”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청문회에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는 “1조 7000억원 규모의 전례 없는 보상안”이라며 추가 보상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현정 의원은 “KT는 1인당 1만원 현금을 지급했는데 쿠팡은 생색내기 쿠폰”이라고 반박했다. 쿠팡 창업주 김범석 의장은 서면 사과만 남기고 청문회에는 불참해 정치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언론은 쿠팡 보도자료 그대로…객관성 논란
쿠팡의 자체 조사 결과 발표 직후 24시간 동안 관련 기사 586건이 쏟아졌다. 이 중 44%인 257건은 쿠팡의 보도자료를 사실 확인 없이 그대로 옮겨 썼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요 언론사들도 쿠팡의 주장을 사실처럼 보도한 사례가 많았다. 반면 정부와 경찰, 전문가 등을 통해 쿠팡의 주장을 검증한 기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언론의 객관성과 검증 부족을 드러내는 사례로 지적된다. 쿠팡은 2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자체 조사 결과와 보상안을 공시했다. 이로 인해 부실 공시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쿠팡의 주장을 반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기업의 책임, 정부의 감독, 언론의 역할까지 다양한 쟁점을 드러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진실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