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없는 태도에 더 무거운 심판이 내려졌습니다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약 20개월 만에 국회에 계엄군을 투입한 지휘관들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바로 구속했습니다. 같은 재판부는 이상현 전 1공수특전여단장에게 징역 10년,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에게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했고, 이들 역시 판결과 동시에 수감되었습니다.
재판부는 김 전 단장이 계엄 직후에는 부대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눈물을 혘렸지만, 이후 유튜브와 집회를 통해 사실을 왜곡하고 사법 시스템을 조롱하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태도가 양형에 큰 영향을 미쳤고, 특검이 구형한 18년에 못 미치지만 법정구속과 함께 엄중한 책임을 물은 겁니다.
국회와 선관위를 노린 군 지휘부의 책임
이번 판결은 단순히 상관의 명령을 따랐다는 변명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재판부는 군인이라도 명백히 불법적인 명령까지 따를 의무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김 전 단장은 100여 명의 병력을 이끌고 국회에 침투해 유리창을 파손하고 전기를 차단하며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저지하려 했고, 이상현 전 여단장은 부하들에게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또한 김봉규·정성욱 전 대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와 직원 체포를 계획한 혐의로 각각 징역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행위가 국가 안전보장을 위해 쓰여야 할 군사력을 특정 세력의 이익에 동원한 것이며, 다시는 이런 내란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군의 명예와 자존심에 씻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게 법원의 확고한 입장이었습니다.
무죄를 선고받은 이들과 남은 쟁점
반면 모든 피고인이 유죄를 선고받은 건 아닙니다. 방첩사 요청으로 수사관들을 파견한 박헌수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과 선관위 서버실 확보에 관여한 고동희 전 정보사 계획처장은 내란의 고의나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이 계엄에 가담한다는 구체적인 인식이 부족했던 것으로 봤는데요, 이는 같은 사건에서도 개별 행위의 성격과 인식의 차이가 판결을 갈랐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사실 특검은 이번 판결에 다소 아쉬움을 표하며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단장 측도 항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건의 최종 마무리는 2심과 상고심에서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다만 1심에서 군 지휘관들의 내란 가담에 대한 중대성과, 불법 명령에 대한 맹종이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이 명확히 선언된 것은 이번 판결의 의미로 남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