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조 해외 부동산, 그 안에 숨은 2조의 경고등
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 국내 금융권이 해외 부동산에 베팅한 돈이 55조 9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체 금융권 총자산의 0.7% 수준인데요, 그 안에서도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부실 우려 사업장이 2조 800억 원 규모로 집계되었습니다. 전분기보다 0.97% 늘어난 수치라 조용하지만 확실한 경고음이 들리고 있습니다.
EOD는 채무자의 신용 위험이 커져 금융기관이 만기 전에도 원리금 회수를 검토해야 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는 이미 손실이 현실화된 것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뇌관입니다. 32조 3천억 원 규모의 단일 사업장 투자 중 6.45%가 해당하는데, 일부 사업장에서 신규 EOD가 발생하면서 규모가 소폭 증가했습니다. 기존 EOD 사업장을 상환하거나 청산한 만큼의 감소분을 상회하는 신규 발생이 뒤따랐다는 의미입니다.
북미에 쏠린 61%, 보험사가 절반 넘게
이번 데이터에서 눈에 띄는 점은 투자의 지역적 쏠림 현상입니다. 전체 해외 부동산 투자의 61.4%에 해당하는 34조 3천억 원이 북미 지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유럽이 18.1%, 아시아가 6.4%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북미 의존도가 유독 높은 셈인데요, 특히 미국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이 18.6%에 달하는 등 지역적 리스크도 적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순흡수면적이 690만 제곱피트를 기록하며 수요 회복 신호도 포착되고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 환경은 여전히 경계가 필요한 수준입니다.
업권별로는 보험사가 31조 4천억 원으로 전체의 56.2%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은행(21.3%), 증권(12.8%) 순으로 나타났는데, 보험사의 장기 자금 특성상 부동산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 것은 당연한 구조입니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차환 부담이 커지고 있어 원리금 회수 지연과 평가손실 가능성이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금리 불확실성 속 감독 당국의 촉각
금융감독원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글로벌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3.50~3.75% 범위에서 동결하고 있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은 가시지 않고 있는데요. 이에 금융감독원은 전 금융권의 해외 투자 모니터링과 손실 인식 적정성 점검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55조 9천억 원이라는 전체 규모가 총자산의 0.7%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게 평가됩니다. 하지만 2조 800억 원의 EOD 규모가 전분기 대비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라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금융감독원은 대체투자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 이행 상황도 면밀히 점검하며 금융사들의 건전성 관리를 뒷받침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