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접수된 294건의 신고
경찰청이 최근 한 달간 운영한 청소년 사이버 도박 자진신고 제도 결과, 전국에서 총 294건이 접수되었습니다. 이 중 본인 신고는 244건, 보호자 신고는 50건으로 집계되었는데요. 특히 강원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만 48명의 학생이 도박 사실을 털어놓아 충격을 안겼습니다. 인근 학교까지 포함하면 해당 지역에서만 78명에 달했습니다. 이처럼 특정 학교 내에서 집단적으로 확산된 양상은 청소년 도박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성별로는 남학생이 274명으로 전체의 93%를 차지했으며, 학교급별로는 고등학생 176명, 중학생 118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평균 도박 기간은 12개월, 평균 도박 금액은 300만 원에 달했고 개인별 최고 금액은 6,000만 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최저 5만 원에서부터 수천만 원에 이르기까지 피해 규모는 매우 다양했는데요. 이는 사이버 도박이 중학생 단계까지 내려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SNS와 게임 사이에서 시작된 중독
청소년들이 도박에 노출되는 경로는 대부분 디지털 플랫폼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SNS와 게임 커뮤니티를 통해 무분별하게 유입되는 도박 광고와 링크가 주요 통로인데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도박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진입 장벽은 낮아지기만 했습니다. 사실 청소년들에게 도박은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 스며든 존재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금전적 손실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인천의 한 15세 학생은 도박 빚 400만 원을 갚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폭행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습니다. 전북 익산의 17세 학생은 1,600만 원의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습 가출과 차량 절도를 반복했습니다. 이처럼 도박 중독은 가족 폭행과 절도 같은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습니다. 최근 미디어에서 다뤄진 청소년 불법 도박 문제가 단순한 각색이 아니라 현실과 매우 유사한 상황임이 드러난 것이죠.
치유와 예방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를 통해 자진신고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고가 접수되면 학교전담경찰관과 전문 상담사가 선별검사를 진행하고, 중독치유 전문기관이나 청소년 쉼터와 연계해 사후관리를 지원하는데요. 경찰은 도박 금액과 반성 태도, 치유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선도심사위원회를 거쳐 훈방이나 즉결심판 청구 등 최대한의 선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처벌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도박 유도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함께 SNS 및 게임 커뮤니티의 필터링 시스템 강화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반대로 청소년들이 도박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 체계를 마련하는 일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보다 사회 전체의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플랫폼 규제와 교육적 지원이 함께 가는 종합적인 대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