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감소, 대학들이 직면한 현실
미국 대학의 가을 학기 신규 외국인 유학생 등록이 전년 대비 17% 급감했습니다. 국제교육원(IIE)이 825개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등록 유학생 수는 1% 소폭 감소했지만 신규 등록자 감소폭이 두드러지면서 향후 전체 유학생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원 과정 유학생이 12% 감소한 반면 학부생은 2% 증가해 고학력 인재 유치에 더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조사에 참여한 대학의 57%가 신규 유학생 등록 감소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는데요, 그 원인으로 비자 취득 관련 우려(96%)와 여행 제한(68%)이 가장 높게 꼽혔습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화된 이민 정책이 유학생들의 미국 유학 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강화된 비자 정책의 그림자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후 반유대주의 시위와 관련해 외국인 유학생 및 연구원에 대한 비자 심사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올해 8월만 해도 6,000건 이상의 학생 비자가 취소되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비자 신청자들의 SNS 심사를 강화하고 인터뷰 일정을 일시 중단하는 조치까지 취해지면서 유학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하버드대에 외국인 학생 등록 금지 조치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되는 등 정책의 일관성 없음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불확실성은 우수한 인재들이 미국 대학을 외면하도록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와 중국 출신 유학생이 각각 30%, 23% 감소하면서 미국 대학들의 재정적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대학 재정에 미치는 파장
유학생 감소는 미국 대학들의 재정에 직격탄이 될 전망입니다. 국제교육자협회(NAFSA) 추산으로 신규 유학생 감소로 인해 미국이 약 11억 달러(약 1조 6,000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학생들은 대부분 학비 전액을 자비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아 대학들에게는 중요한 수입원인데요, 등록금 수입 감소는 결국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H-1B 비자 수수료 인상도 외국인 교수 채용과 유학생 졸업 후 취업에 어려움을 가중시켜 대학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대학 입학을 연기하거나 캐나다, 영국 등 다른 국가의 대학으로 진로를 변경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정책 기조의 변화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내 대학 절반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중국인 유학생 최대 60만 명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그동안 보여준 강경한 반이민 정책과는 상반된 모습으로, 대학들의 우려를 해소하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하지만 비자 심사 강화 정책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현실적인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정책의 불확실성 속에서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대학들은 여전히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영국 역시 망명 자격 재심사 강화, 영주권 취득 조건 강화 등 이민 정책을 강화하면서 서방권 전체적으로 '닫히는 국경'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들은 온라인 홍보 강화, 장학금 확대, 유학생 지원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비자 정책 개선 없이는 한계가 있을 전망입니다. 유학생 감소 추세가 계속된다면 미국의 국제적 교육 경쟁력 약화와 인재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