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로 도주하는 살인범, 순찰차는 왜 반대로 꺾었나
지난 4일 새벽, 경북 경산에서 충격적인 살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4살 정재환이 친구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뒤, 피범벅이 된 나체 상태로 거리를 배회했는데요. 범인과 마주친 경찰 순찰차가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우회전하며 도주로를 놓쳤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초동 대응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시 CCTV에는 정재환이 편의점에서 우유를 들고 나오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후 순찰차가 그를 발견하고 잠시 멈추는 듯했지만, 조수석 문을 열었다가 곧장 닫고 차를 돌리는 장면이 포착되었죠. 정재환이 왼쪽으로 달아나는데 순찰차는 오른쪽으로 꺾었고, 이 틈을 타 그는 한동안 거리를 활보할 수 있었습니다.
"나 귀엽지"…잔혹한 범행과 도주 과정
범행은 4일 오전 4시경 경산시 하양읍 아파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정재환은 술을 마시던 친구가 자신의 과거 데이트 폭력 사실을 언급하자 격분했고, 이후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하려 전화를 거는 순간 정재환이 받은 휴대전화에서 "나 귀엽지"라는 말이 녹음되어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살인 직후 정재환은 옷을 벗은 채 약 1시간가량 인근 거리를 누볐습니다. 편의점에서 우유를 구매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이다 첫 신고가 접수되었고, 살인 사실이 알려진 뒤에야 새벽 4시 57분에 체포되었습니다. 유족들은 경찰이 제때 움직였다면 범행 후 그가 집에 들러 현금과 명품 시계를 챙기는 등 증거를 인멸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초동 대응 논란과 남은 쟁점
경찰은 당시 상황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살인 신고가 아닌 알몸 난동 신고로 출동했고, 왼쪽엔 도로가 없어 차를 돌려 도주로를 차단하려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유족 측은 순찰차가 4초가량 지체한 뒤 반대 방향으로 간 것은 명백한 늑장 대응이라며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재환은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이며, 경북경찰청은 범죄의 잔인성을 고려해 지난 16일부터 한 달간 그의 신상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유족이 제기한 시신 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범행의 잔혹성만큼이나 초동 대응의 적절성을 두고 법적 공방이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