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팔려던 계획, 사흘 만에 백지화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회장이 월드컵 상업 권리를 담당할 자회사를 설립하고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려던 계획이 전면 무산되었습니다. 이른바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 프로젝트는 최대 42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했는데요. 인판티노 회장은 지지하는 211개 회원국에 각각 최대 4천만 달러를 지급하겠다고 호소했지만, 발표 사흘 만에 백지화되었습니다.
당연히 축구계는 발끈했습니다. 월드컵이 투자 상품이나 매물이 아니라는 반발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유럽축구연맹은 55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결국 전 세계적인 반대 여론에 밀려 인판티노 회장은 추가 정치적 손실을 막기 위해 계획 철회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UEFA 보이콧과 내부 균열
유럽축구연맹의 반응은 유례없이 강경했습니다. 계획이 철회되지 않으면 월드컵을 포함한 모든 국제축구연맹 주관 대회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주요 대륙 연맹들이 잇따라 반대 대열에 합류하면서 FIFA는 사실상 고립되었습니다.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과 아시아축구연맹도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절차 부재를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내부에서도 균열이 생겼습니다. 케빈 라무르 최고운영책임자는 이번 계획이 행정부조차 속인 한 사람의 프로젝트라고 비판했고, 카를로스 코르데이로 수석 고문은 축구의 미래를 담보로 잡는 나쁜 거래라며 전격 사임했습니다. 여기에 앤디 버넘 영국 총리가 주요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인판티노 회장을 공개 직격하며 사퇴까지 요구했습니다.
트럼프 연결 논란과 선거 전망
이번 사태의 또 다른 뇌관은 투자 주체와의 연관성이었습니다. 이번 지분 매각의 핵심 투자자로 거론된 조슈아 쿠슈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동생입니다. 특정 인물과의 유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적인 비판은 더욱 거세졌고, 투자사들은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모두 거래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사실 인판티노 회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밀착 행보로도 논란을 빚어왔습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FIFA 평화상을 수여한 일, 미국 대표팀 선수 징계를 트럼프 대통령 요청으로 유예한 사실 등이 알려지며 운영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2027년 3월로 예정된 회장 선거를 앞두고 인판티노 회장의 연임 가도는 그 어느 때보다 불투명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