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맞은 남해안
광복절 연휴 마지막 날인 17일, 경남 남해안 지역은 물벼락을 맞았습니다. 특히 거제 지역에는 어제부터 오후 2시까지 총 873.4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는데요. 이는 거제의 1년 전체 강우량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엄청난 양입니다. 시간당으로는 124.5mm의 비가 한때 쏟아졌고, 통영과 부산 강서 등에서도 시간당 100mm 안팎의 강한 비가 이어졌습니다.
이미 많은 비로 지반이 크게 약해진 상태에서 추가 강우가 몰아치면서 피해는 속출했습니다. 거제 회진마을에서는 주민 20여 명이 침수로 고립되어 구조 작업이 벌어졌고, 아주동 예솔마을에서는 산사태 우려로 주민 100여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17일 오전 6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했으며, 윤호중 중대본부장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거제에는 산사태 경보가, 창원과 남해, 통영 등에는 주의보가 발령되었습니다. 이번 폭우는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극한호우가 일상이 된 날씨
최근 몇 년 사이 '시간당 100mm' 이상의 극한호우는 더 이상 이례적인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2024년 전남 진도, 2025년 충남 서산과 전북 군산에 이어 이번 거제 폭우까지, 강수 빈도는 줄어들고 대신 강도는 훨씬 세지는 추세가 뚜렷합니다. 지구 온난화로 공기 중 수증기량이 늘어나면서 집중호우의 위력이 커지고 있는 것인데요. IPCC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1도 높아질 때마다 집중호우 강도는 7%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런 변화에 맞춰 기상청도 대응 체계를 촘촘하게 다듬고 있습니다. 기존 시간당 72mm 예상 시 발송하던 '호우 긴급재난문자' 외에, 올해부터는 시간당 100mm가 넘을 경우 즉시 대피를 안내하는 '재난성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새로 도입했습니다. 한국기후변화학회 송영일 회장은 이 문자를 단순한 정보가 아닌 생존을 위한 행동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제 과거의 평균값이 아닌 변화된 기후 특성에 맞춰 정책 기준을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연휴 뒤 무더위와 소나기
폭우가 잦아든 뒤에는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18일 화요일 아침까지 영남과 남해안, 제주도를 중심으로 5에서 30mm 안팎의 비가 이어지겠지만, 비가 그친 중북부 지역은 금세 뜨거워지겠습니다. 서울과 대구는 32도, 대전과 광주는 33도까지 오르는 등 낮 동안 전국적으로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예상됩니다.
오후에는 충청 이남 곳곳에 5에서 30mm의 소나기가 내릴 가능성도 있는데요. 돌풍과 벼락을 동반할 수 있어 안전사고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주 후반으로 갈수록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구름 많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낮 기온이 최고 34도까지 치솟을 전망입니다. 체감온도 33도에 달하는 무더위와 열대야가 연휴 뒤 일상을 덮칠 것으로 보여, 시민들의 건강 관리에 각별한 신경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