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종결권 넘어간 경찰, 피해자들은 왜 불안해하나
오는 10월 2일부터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됩니다. 이번 개정으로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이 폐지되고,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종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됩니다. 당연히 수사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정작 사건의 당사자인 범죄 피해자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성폭력이나 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은 경찰이 사건을 성급하게 종결 지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증거와 진술을 충분히 제출했는데도 수사관의 판단 하나로 사건이 불송치 처리되면, 가해자가 처벌을 면하게 되고 피해자는 구제받을 길이 막막해지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고도 종결할 수 있게 되면서, 부실 수사로 인한 불송치 결정에 대한 피해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수사 과정의 투명성과 실질적인 견제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라지는 보완수사권과 남는 사각지대
이번 개정으로 검찰은 공소 제기와 유지 업무에 집중하는 공소청으로, 중대범죄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담당하는 구조로 바뀝니다. 문제는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어지면서 수사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증거 확보가 미진할 경우, 사건 처리가 장기화되거나 각 기관 간에 책임을 떠넘기는 핑퐁 수사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치권은 아동과 노인 및 장애인 학대, 가정폭력, 성범죄, 스토킹 등 7대 범죄를 전건 송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세사기나 보이스피싱 같은 민생 경제범죄 피해자들은 이 대상에서 제외되어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7대 범죄에 대한 전건송치 제도는 마련됐지만, 전세사기나 보이스피싱 같은 민생 경제범죄 피해자들은 여전히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경찰과 중수청, 공수처, 특별사법경찰 간 관할 갈등 가능성도 남아있어 구체적인 협력체계 마련이 시급합니다.
부실 수사 막으려면 초기 협력이 먼저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학계에서는 수사 초기부터 검사와 경찰이 협력하는 방안이 적극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국의 조기 자문 제도 사례를 보면, 수사 초기에 검사의 자문을 받은 사건은 기소율이 79퍼센트로 자문을 받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높았고 처리 기간도 평균 51일 단축되었습니다. 수사 초기 단계부터 검사와 경찰이 협력해 법리와 증거를 설계하는 방식이 부실 수사를 막고 피해자의 불필요한 고충을 줄이는 핵심 열쇠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수사 종결 전에 피의자의 증거를 반박할 기회를 갖고, 핵심 진술 요지와 증거 목록을 제공받는 등 정보접근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7대 범죄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범죄를 전건송치 대상으로 포함시켜야 부실 수사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개정법 시행을 앞두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제도 보완이 얼마만큼 이뤄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