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지역도 무너졌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이어지던 가격 하락세가 이제 한강을 끼고 있는 벨트 지역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특히 성동구와 동작구의 아파트 가격이 각각 56주, 57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강남발 조정 장세가 인접 상급지로 확산되는 신호로 읽히고 있죠.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격이 떨어지는 지역은 이제 7개 구로 늘어났습니다. 용산구와 서초구에서는 하락 폭이 더 커지는 모습도 보이고, 강동구 역시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상승폭이 컸던 지역일수록 이번 조정의 영향을 받으며,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뚜렷이 식어가고 있습니다.
세금 부담이 밀어낸 매물 쇄도
이런 하락세 확산의 직접적인 원인은 정부 정책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요인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 유예 조치가 5월에 종료된다는 점이에요. 이를 앞두고 세 부담을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쏟아지면서,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조정이 불가피해진 겁니다. 여기에 더해 올해 발표된 공시지가가 서울 평균 18% 이상 뛰었고, 강남과 한강벨트는 20~30% 오른 곳도 많다 보니,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 예상됩니다. 보유세 증가를 견디기 어려운 고령의 1주택자들까지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하락 압력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25억 원’이라는 금액이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선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금액은 주택담보대출 한도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기준인데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이 선을 의식해 거래를 합니다. 매도자는 대출을 받기 쉬운 가격대로 매물을 낮추어 빠른 매각을 꾀하고, 매수자는 더 유리한 대출 조건을 얻기 위해 그 가격대를 선호합니다. 결국 ‘전략적 하락 거래’가 늘면서 시장 평균가 자체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죠.
조정 장세, 당분간 지속될 전망
앞으로의 시장 전망은 대체로 조심스럽습니다. 5월 세금 유예 종료를 앞두고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는 더 많은 급매물이 나올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당분간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것은 아니에요. 가격 하락 예상이 확산되자, 오히려 매물을 내놓지 않고 기다리는 ‘매물 잠김’ 현상도 일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하락 폭을 일정 부분 막아줄 수도 있는 요인입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 패턴도 바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작은 집에서 큰 집으로, 외곽에서 중심으로 옮기는 ‘상급지 갈아타기’가主流였는데, 이제는 그 반대인 ‘다운사이징’을 고려하는 움직임이 관찰됩니다. 보유세 부담이 커진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부담이 적은 더 작거나 저렴한 주택으로 옮기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거죠. 이러한 흐름이 정착한다면, 한강벨트를 포함한 상급지의 가격 조정은 단기적인 현상을 넘어 시장 구조 변화의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당장은 세금과 대출 규제라는 현실적인 압력이 시장을 좌우하고 있지만, 그 영향이 얼마나 깊게 갈지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