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80원대 급락…11개월 만에 최저, 역외 매도세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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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8월 20일 오후 2:33

발행: 2026년 8월 20일 오후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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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까지 급락하며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확대와 역외 투자자들의 롱스탑 손절, 테마섹 및 대만 보험사의 프록시 헤지 등 다양한 달러 매도세가 하락을 견인했습니다. 항공·여행·식음료 등 내수주는 수혜를 입을 전망이나, 수출 기업의 실적 저하는 우려됩니다.

11개월 만에 1,380원대, 원화 강세 돌입하나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까지 밀리며 약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새로 썼습니다. 8월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전일보다 12.50원 급락한 1,385.20원에 마감했는데요. 장중에는 1,384.10원까지 내려가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초 1,560원선까지 오르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반 만에 150원 넘게 하락한 겁니다.

아시아 외환 시장 전반의 안정세 속에서 달러 가치 자체가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도 원화 강세를 부추겼습니다. 다만 이번 하락은 단순한 달러 약세를 넘어 국내 수급 여건의 변화가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역외에서 쏟아진 달러 매도 물량

환율 급락의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역외 투자자들의 대규모 달러 매도세입니다. HSBC와 노던트러스트, 씨티 등 주요 커스터디 은행을 중심으로 달러 팔기가 이어지며 하락세를 견인했는데요. 단순한 외국인 주식 매수에 따른 환전 물량으로 보기에는 규모가 매우 크고 적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미 국채 장기금리가 급락한 점도 달러 약세를 유발했습니다. 여기에 역외 참가자들이 1,405원부터 손절에 나서는 롱스탑 물량이 가세하며 낙폭이 확대되었습니다.

매도 주체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국내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면서 발생한 환전 물량이라는 관측이 있는가 하면, 대만 보험사들이 달러 약세에 대비해 원화를 활용하는 이른바 프록시 헤지를 다시 시작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됩니다. 또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역외 투자자들이 베팅하며 달러 선물을 적극적으로 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내수주엔 숨통, 수출주엔 부담

환율 하락은 국내 산업에 엇갈린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우선 항공과 여행 업종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화 가치 상승으로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줄어 아웃바운드 수요가 되살아날 수 있는데요. 항공사 역시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유와 리스료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식음료와 정유 업종도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아 원화 강세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습니다. 달러로 결제하는 곡물이나 원유의 원화 환산 비용이 낮아지면서 마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수출 기업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달러 표시 수출 대금을 원화로 환수할 때 실적이 줄어드는 탓입니다. 증권가는 반도체 업황 호조와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번 환율 하락을 주도했다고 분석하면서도, 수출 기업 실적 저하와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 확대는 동시에 감시해야 할 리스크로 꼽았습니다.

원화 강세가 수입 물가를 안정시키고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연말까지 외국인 투자 자금이 국내 주식과 채권 시장으로 더 유입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