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가 할퀸 남해안
광복절 연휴 기간 경남 거제와 통영 지역에 총 강우량 910mm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시간당 100mm가 넘는 극한 호우는 도로를 유실시키고 상가와 주택을 침수시키며 일상을 산산조각 냈는데요. 특히 거제 옥포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5층 높이까지 덮치고 외벽이 떨어져 나가는 등 피해가 극심했습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으며, 추가 붕괴 우려로 주민 200여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거제 지세포항 인근 상가 거리와 회진마을은 폭우가 대조기와 겹치면서 빗물이 바다로 빠지지 못해 통째로 잠겼습니다. 가게 내부까지 흙탕물이 차오르고 가재도구가 떠내려갔으며, 주민들은 어르신을 업고 긴급 탈출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옥포동과 고현동 상권 역시 상점 유리창이 파손되고 가전제품이 침수되는 등 아수라장이 되었는데, 한 상인은 피해액이 3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며 막막함을 토로했습니다.
복구 현장은 여전히 침수 속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거제 일대에서만 주택 39채가 침수되고 33채가 파손되었으며, 피해 신고가 2,100건 이상 접수되었습니다. 학교 21곳은 휴업에 들어갔고, 운동장과 급식소가 누런 흙탕물에 잠겨 개학 연기까지 검토되고 있습니다. 토사와 잔해물이 쌓인 거리 곳곳에서는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피해가 워낙 커서 상인들은 언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가늣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거제시는 관계기관과 함께 재난복구 통합지원본부를 설치하고 24시간 운영 중입니다. 육군 제39보병사단 장병 400여 명이 투입되어 학교와 마을의 토사를 제거하고 있고, 거제와 통영에서는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가용 장비를 총동원해 응급 복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물 빠짐이 느리고 토사량이 지나쳐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아파트 뒤편 비탈면은 여전히 물기를 가득 머금어 추가 산사태 위험이 큰 상태입니다.
특별재난지역 지정 촉구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가 지역 차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지면서 행정적 대응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경남도는 거제시와 통영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습니다. 정부는 오는 21일까지 특별재난지역 선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며, 조기 지정을 통해 신속한 재정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지역 사회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거제와 통영에서 245명에서 1,048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대피소에서 임시 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며, 행정안전부는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30억 4천만 원을 긴급 지원했습니다. 경남도는 추가로 30억 원의 특별교부세를 요청하며 응급 복구 비용 확보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비는 약해졌지만 망가진 집과 뒤덮인 토사 앞에서 주민들의 시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