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손잡은 한국 기업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6월 5일부터 나흘간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이번 방한에서 그는 AI와 실제 산업을 결합하는 AI 빅뱅론을 내세우며 국내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을 공고히 했는데요. 반도체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전략적 공동 설계자로 지목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 개발부터 로드맵을 공유하는 동맹 관계로 격상됐고, 삼성전자도 차세대 7세대·8세대 HBM 공급을 중심으로 중장기 협력을 구체화했습니다. 특히 젠슨 황은 더 많은 HBM을 주문하며 AI 인프라 수요 폭발을 예고했는데요. 이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단순 부품 공급처를 넘어 엔비디아 AI 생태계 설계에 참여하는 지위를 확보한 것을 의미합니다.
자율주행에서 로보틱스까지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파장이 컸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을 중심으로 협력을 재확인했는데요. 특히 양사는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는 VLA 기술 전환을 가속화하고, 엔비디아의 알파마요 모델 채택 가능성도 타진했습니다. 현대차는 자체 모델인 아트리아 AI의 실증 사업도 병행하며 기술 내재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LG그룹과는 휴머노이드 로봇 공동 개발을 비롯해 차세대 로보틱스 분야에서 대규모 협력을 예고했고, 두산그룹도 피지컬 AI와 산업용 로봇 운영체제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현대차의 새만금 프로젝트에는 엔비디아 GPU 5만 장이 투입되는 등 구체적인 협력 사업도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움직임은 테슬라의 수직 계열화에 맞서 엔비디아가 오픈 플랫폼 기반의 연합군을 구축하려는 성격이 짙습니다.
환호 뒤에 남은 숙제
물론 이런 협력 확대 속에서도 우려는 존재합니다. 젠슨 황이 제시한 AI 팩토리와 신제품 라인업이 엔비디아의 DSX 플랫폼 기반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협력이 깊어질수록 생태계 종속 가능성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엔비디아 중심의 생태계에 편입되는 형태로 협력이 진행되고 있어 독자 기술 개발이 뒷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주식 시장에서는 실적 확인 없이 젠슨 황의 상징성에만 의존해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이른바 깐부주 논란도 일었는데요. 이에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와 협력하면서도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주도권을 지켜나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