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사망사고의 심각성
SPC삼립에서 불과 두 달 만에 또 다른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10월 4일, 60대 생산직 노동자가 6일 연속 야간근무를 마치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는데요,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산재사고를 질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입니다. 이번 사고는 기업의 안전 관리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는 사건입니다.
고용노동부는 11월 14일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와 긴급 면담을 진행하며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특히 류현철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반복되는 사망사고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노동환경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 질책과 후속 조치의 괴리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은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방문해 장시간 야간 노동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은 야간근무와 저임금 구조 개선을 명확히 요구했는데요, SPC는 이에 대해 8시간 초과 야간근무 폐지와 3조 3교대 근무체계 도입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주 5일 근무에서 주 6일 근무로 변경되면서 휴식 시간이 줄고 임금이 하락하는 등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합니다. 야간 노동 시간을 줄인 대신 토요일 출근을 도입함으로써 오히려 노동 강도가 증가했다는 비판입니다.
SPC 측은 주 6일 근무가 인력 충원 문제 해결을 위한 과도기적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노동계에서는 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노동부의 강화된 감독 체계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SPC삼립에 대한 점검을 본격화했습니다. 류현철 본부장은 "교대제 개편 이후 노동강도 변화와 건강 영향에 대한 면밀한 진단을 즉시 보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형식적 개선이 아닌 실질적인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로, 기존의 재발 방지 대책이 실효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노동부는 SPC삼립의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노동시간 구조, 작업환경, 안전조치 등을 강도 높게 점검할 계획입니다. 특히 연속적인 야간 노동이 건강에 미치는 부담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강력한 대응은 SPC 계열사에서 최근 5년간 5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것입니다.
노동계의 비판과 요구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는 이번 사고가 과로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노조 측은 "SPC가 대통령 방문 이후 노동시간을 줄이는 시늉만 하고, 실제로는 이윤 감소를 막기 위해 노동조건을 후퇴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의당 권영국 대표도 "허영인 SPC 회장이 4조 3교대 시범 운영을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노동자들은 즉각적인 3교대 주 5일제 도입과 인력 충원, 임금 보전 등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과 과제
SPC삼립은 5월 사고 이후 자체적으로 여러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생산직 야간 근로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주 평균 근무시간을 52시간에서 42시간으로 단축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노동부와 노동계의 요구는 훨씬 더 근본적입니다.
노동부는 SPC삼립의 후속 조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필요시 추가 감독 조치도 검토할 방침입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한국의 산업안전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노동환경 조성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