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이 지나도 여전한 아픔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맞아 광화문 광장에 2,000여 명의 유가족과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참사 발생 시간인 오전 10시 29분, 3년 전 울리지 않았던 사이렌이 서울 전역에 울려 퍼졌는데요, 이번이 정부와 유가족 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한 첫 공식 추모행사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정부 주최로 열린 첫 공식 추모식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은 지난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고, 참사 당시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고 전했습니다. 희생자 이주영 씨의 아버지 이정민 씨는 "3년이 지났지만 마음의 무게는 전혀 가벼워지지 않았다"고 심정을 밝혔습니다.
진상 규명을 향한 끝없는 여정
유가족협의회 송해진 운영위원장은 "이번 기억식이 출발점에 불과하다"며 "약속을 행동으로 증명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지난 1주기와 2주기 때와 달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제자리걸음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참사 관련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단 9명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영상 추모사를 통해 "국가의 방임과 부재로 인한 희생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유가족들은 실질적인 진전이 없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지는 추모
한편 이태원에서는 시민대책회의가 주관하는 추모 메시지 낭독회 '소리내어'가 열렸습니다. 시민 70여 명이 참석해 유가족과 생존자, 구조자들의 메시지를 낭독하며 슬픔을 나누었는데요, "같은 자리에 있었는데 살아남아서 미안하다"는 생존자의 메시지와 "모두 구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구조자의 메시지가 전해지자 참석자들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청년들도 적극적으로 추모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독서동아리 '빛물결'은 유가족 간담회를 열어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학생은 "국가가 왜 젊은이들을 구하지 못했는지 밝혀내고,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질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억을 보존하는 의미 있는 시도
시민대책회의는 지난 3년간 참사 현장에 남겨진 3만여 건의 추모 메시지를 디지털 아카이빙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 작업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시민들의 마음을 보존하는 의미 있는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훼손된 메모지를 복원하고 텍스트 데이터화하는 과정을 통해 추모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한편 추모 공간 옆에 새롭게 생긴 오락실의 소음이 추모 분위기를 해치는 문제도 제기되었습니다. 특히 참사 사실을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소음을 발생시키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다양한 언어로 참사의 의미를 알릴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과제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은 내년 6월까지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유가족들은 위원회의 활동을 통해 진상이 밝혀지고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 이 비극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채로 남을 것입니다.
생존자들과 유가족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를 표현하며 치유의 과정을 걸어가고 있지만, 2차 가해의 상처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경찰은 현재 참사 관련 2차 가해 게시글 120여 건을 수사 중인데요, 사회적인 관심과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