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서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공장
“천장에서 기름이 머리로 뚝뚝 떨어졌어요.” 대전 안전공업 화어 현장 직원 A씨의 증언입니다. 그는 기름때로 미끄러운 계단, 자주 발생하던 작은 화재를 이야기했습니다. 직원들은 평소부터 '목숨을 걸고 일한다'는 위기감을 공유했는데요. 특히 사상자가 집중된 2층 복층 공간은 창문이 한쪽밖에 없어 대피 자체가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다른 직원 B씨는 연마 작업 분진이 쌓여 화재 위험을 높였고, 화재 경보기가 자주 울려 무감각해졌다고 털어놨습니다. 이들의 목소리는 이번 사고가 하루아침에 생긴 참사가 아님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지속된 경고와 묵살된 안전
사실 이 공장에서는 2014년부터 화재 위험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과거 화재를 신고했던 직원은 오히려 불이익을 당했고, 이로 인해 다른 직원들도 안전 문제를 제기하기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합니다. 2022년과 2023년 안전 점검에서도 스프링클러 작동 불량, 소화기 부족 등의 문제가 지적됐지만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안전공업 노동조합은 집진시설 내 기름 찌꺼기의 위험성을 사측에 지속적으로 알렸으나 묵살당했다고 강조했죠.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는 분향소를 찾아 “안전을 강조해도 재래식 사고가 반복된다”며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결국 이번 화재는 수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방치된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수사와 책임, 그리고 남은 과제
사고 발생 후,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안전공업 본사와 공장 등에 대한 합동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습니다. 한편,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는 합동분향소를 찾아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죄했지만, 휴게시설 불법 증축 의혹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에 전면적인 변화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산업 현장의 안전 불감증이라는 거시적 문제와 함께 실질적인 경제적 영향도 예고하고 있습니다. 안전공업은 현대차와 기아에 엔진밸브를 납품하는 핵심 협력사로, 화재로 인한 부품 수급 차질로 완성차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14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 비극이 단순한 사고 수습을 넘어, 근본적인 안전 문화와 시스템 개선의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