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경찰서 비트코인 유출, 4년간 묵힌 관리 실패와 검거 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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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2월 26일 오전 6:47

발행: 2026년 2월 26일 오전 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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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경찰서에서 보관 중이던 21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유출된 사건으로 피의자 2명이 검거됐다. 사건의 근본 원인은 2021년 압수 당시 경찰이 내부 지침을 무시하고 외부 업체 지갑에 비트코인과 복구 코드를 맡긴 관리 실패에 있다. 경찰은 4년 만에 유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상자산 압수물 관리 체계 전반을 개선하고 있다.

압수된 자산이 사라진 날

강남경찰서에서 보관 중이던 21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유출된 사건의 피의자 2명이 검거되었습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25일 이들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피의자들이 경찰 내부자가 아닌, 과거 코인업체 해킹 사건과 연관된 인물들이라는 겁니다. 이 유출 사건은 지난 13일 경찰이 인지해 수사에 착수했지만, 실제 비트코인이 사라진 시점은 무려 4년 전인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결국 압수된 증거물이 눈앞에서 사라진 지 4년이 넘어서야 경찰이 그 사실을 알아차린 셈이죠.

지침은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사건의 근본 원인은 경찰의 가상자산 관리 실패에 있습니다. 강남경찰서는 2021년 한 코인업체 해킹 사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비트코인 22개를 외부 업체가 소유한 콜드월렛(인터넷 연결이 차단된 지갑)에 보관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복구용 비밀문구(니모닉 코드)까지 해당 업체에 넘겨준 것이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수사를 요청한 업체 측과 협력 관계에 있었고, 이 과정에서 핵심 보안 정보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이후 업체 관계자는 회사 자금난을 이유로 해커에게 비트코인을 빌려주며 코드까지 넘겼고, 결국 자산이 유출되었습니다.

문제는 경찰청이 이미 명확한 지침을 내렸음에도 이를 무시한 데 있습니다. 국가수사본부는 2021년 '압수 가상자산 관리 방법'을, 2022년에는 '통합 증거물 관리지침'을 통해 가상자산을 압수할 경우 반드시 경찰 소유의 하드지갑으로 옮겨 별도 금고에 보관하도록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강남경찰서는 이 절차를 완전히 외면한 겁니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전직 수사관은 이미 별개의 뇌물수수 혐의로 법정 구속 상태에 있어, 당시 수사 과정 자체에도 적신호가 켜져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유출 뒤늦게 발견, 그리고 시스템 개선

경찰이 이 막대한 자산의 유출 사실을 인지한 것은 올해 1월이었습니다. 광주지검에서 발생한 유사한 비트코인 분실 사건을 계기로 전국적인 내부 점검을 실시하던 중 강남서의 문제가 드러난 거죠. 수사는 이어져 최근 피의자들을 검거하는 성과를 냈지만, 이번 사건은 법적 권한으로 압수한 증거물을 공공기관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이를 교훈으로 삼아 경찰청은 '가상자산 압수물 관리체계 개선계획'을 시행 중입니다. 이 계획은 가상자산을 준비, 압수, 보관, 송치의 단계별로 철저히 관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전국 모든 경찰관서에서 적용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이 범죄 수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만큼, 이번 사건은 단순한 자산 유출을 넘어 수사 절차의 신뢰성과 공공 기관의 디지털 자산 관리 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개선 작업이 제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