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단 하루 앞두고 극적인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5월 20일 경기고용노동청에서 DS(반도체) 부문 피플팀장과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하면서, 반도체 생산 중단 위기를 넘겼는데요. 이번 합의로 메모리 반도체 부문 직원은 최대 6억 원(세전)의 특별성과급을 자사주로 받게 됐습니다.
합의 내용과 부문별 격차
합의안은 DS 부문의 사업 성과 10.5%를 10년간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했습니다. 영업이익 300조 원을 가정하면 재원은 31조 5,000억 원, 7만 8,000명의 DS 직원에게 1인당 최대 6억 원이 배분됩니다. 반면 DX(가전·모바일) 부문은 약 600만 원, 비메모리 파운드리·시스템LSI는 약 1억 6,000만 원 수준에 그칩니다. 이로 인해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최대 100배까지 벌어지면서, DX와 비메모리 부문에서 '메모리로 옮기고 싶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세금 폭탄과 산업계 확산
성과급은 자사주로 지급되지만 근로소득으로 간주돼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연봉 1억 원인 직원이 6억 원을 받으면 총급여 7억 원에 최고세율 42%가 적용돼 근로소득세 약 2억 4,700만 원을 내야 합니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실수령액은 4억 원 중반 수준입니다. 이런 'N% 성과급' 요구는 삼성을 넘어 기아·HD현대중공업·두산에너빌리티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삼성 사례가 특수하다'며 과도한 확산을 경계했고,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청 노조까지 요구가 번지면서 K자 양극화가 심화될 우려가 나옵니다.
정부 중재와 주주 반발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직접 개입으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하며 협상을 압박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고, 결국 파업 없는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그러나 한국노총·민주노총은 긴급조정권 위협이 노동권 침해라고 반발했습니다. 한편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등 주주단체는 영업이익의 일부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한 것이 주주총회 결의 없이 이뤄진 위법이라며 무효확인 소송과 가처분을 예고했습니다. 이번 합의가 노사 갈등을 봉합했지만, 주주와의 갈등, 산업계 확산, 소득 양극화라는 새로운 숙제를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