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에도 가라앉지 않는 논란
아주대학교병원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을 둘러싼 갈등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청 고위 간부가 사과했지만, 의료계는 환자와 의료진이 받은 심리적 충격을 고려하면 부족하다고 보고 있죠. 필수 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외면한 강제 수사가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핵심 요구입니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한 병원의 불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소아응급 진료 체계가 흔들리면 결국 환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의료계는 수사 방식과 절차를 둘러싼 기준 자체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경찰은 적법, 의료진은 과도
경찰은 압수수색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합니다. 병원 법무팀과 수간호사를 만나 협조를 요청했고, 환자가 없던 공실에서 영장을 집행했으며, 비어 있지 않은 처치실은 오후에 다시 방문해 마무리했다는 겁니다. 경찰 입장에서는 진료 방해를 최소화하려는 조치였다는 설명인데요.
반대로 의료진은 다른 증거 확보 방법이 충분한데도 강제 수사가 과도했다고 봅니다. 소아응급실은 실시간 전산 기록이 남고, 수정 흔적도 확인할 수 있으며, 환자 사망 시에는 부검 절차도 진행됩니다. 병원 곳곳의 CCTV 역시 진료 과정을 투명하게 남기는 장치라는 지적입니다. 류정민 대한소아응급의학회 회장은 전산 기록과 CCTV, 부검만으로도 진료 과정과 원인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찰은 다만 강제 수사에 대한 재량이 없으면 유족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료권 보장과 필요한 수사를 함께 고려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수사 지침, 시한 두고 압박
논의는 결국 수사 지침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의료계는 다음 달 말까지 수사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내년도 전공의와 전임의 모집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소아응급 진료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입니다.
소아응급센터장은 경찰로부터 영장 집행에 대해 납득할 만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다음 주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만나 지침 제정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의료계는 정상 진료를 이어가면서도 지침 마련 과정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남은 쟁점은 필수 의료 현장에서 어디까지 강제 수사를 허용할지, 사전 협의와 전문가 의견을 어느 수준까지 반영할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