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형 약국 간판 이제 못 쓴다
보건복지부가 의약품을 공산품처럼 소비하는 행태를 막기 위해 이른바 창고형 약국의 간판을 규제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최종 의결했습니다. 이제 약국 이름에 창고형, 팩토리, 최대, 최고 같은 표현을 쓸 수 없게 되는데요. 이번 조치는 기존 시행규칙에서 법률 수준으로 규제가 격상된 만큼 앞으로 위반 시 제재도 한층 강화될 전망입니다. 향후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통해 세부적인 금지 기준이 더욱 구체화될 예정입니다.
왜 약국 이름까지 규제하나
최근 몇 년 사이 대형 약국들이 늘어나면서 의약품을 식료품처럼 진열하고 대량 구매를 유도하는 상황이 잦아졌습니다. 소비자들은 약사의 복약 지도보다 가격에 먼저 눈이 가고, 필요 이상의 의약품을 사 모으는 경우도 생겼죠. 이런 흐름이 결국 의약품 오남용과 과다 소비로 이어진다는 게 정부와 정치권의 공통된 판단입니다.
개정안은 이를 막기 위해 문제가 될 만한 명칭과 광고를 구체적으로 금지했습니다. 창고형이나 팩토리 같은 대형 유통매장을 연상시키는 이름, 최대와 최고 같은 절대적 표현, 특정 질병만 전문으로 다루는 것처럼 보이는 명칭 사용이 모두 차단됩니다. 또한 주변 병원과 똑같은 이름을 써서 특수 관계가 있는 것처럼 오인하게 하거나, 의료기관과 혼동될 우려가 있는 표시 역시 제재 대상입니다. 남인순 의원은 의약품은 일반 공산품과 달라 올바른 복약지도가 국민 건강의 핵심이라며, 과도한 상업적 표현에 합리적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업계와 소비자에 미칠 영향
이번 법 개정으로 가장 큰 변화는 규제 수위가 행정 규칙에서 법률로 올라갔다는 점입니다. 기존에는 제재 근거가 모호했지만, 이제는 명칭 자체가 법적 금지 대상이 되어 위반 시 처벌도 명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내일 당장 간판을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법은 공포 후 3개월이 지나면 시행되며, 이미 금지 명칭을 쓰고 있는 기존 약국에는 6개월의 유예기간이 주어집니다. 보건복지부는 지자체를 통해 신규 개설자들에게 법률 준수를 미리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약국은 단순한 유통 매장이 아닌 건강을 책임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