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화요일 이후 터진 반대매매 폭탄
6월 23일, 코스피가 10% 가까이 급락하며 이른바 '검은 화요일'이 나타났습니다. 그 여파는 이튿날 개장과 동시에 거센 반대매매 물량으로 이어졌는데요.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24일 하루 동안 무려 1,108억 원 규모의 강제 청산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하루 전인 23일 청산액 424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반대매매는 담보유지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제도입니다. 투자자들은 원하지 않는 시점에 저가에 주식을 팔아야 하며, 이런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주가를 더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실제로 24일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7.5%까지 급등하며 6월 1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시장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빚투 자금은 대형주로만 쏠리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심리는 여전히 건재한 편입니다. 지난 2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잔고는 38조 6,328억 원으로, 다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는데요. 다만 자금이 골고루 흐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체 신용융자 중 유가증권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초 63%에서 77%로 크게 늘었고, 코스닥은 37%에서 23%로 줄었습니다.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 위주로 신용공여를 운용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이런 쏠림 현상이 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결국 빚을 내서 투자하는 개미들의 자금은 대형주 안에서만 맴돌고, 중소형주나 코스닥 종목은 외면받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는 오히려 소수 종목에 대한 거품을 키우는 부작용도 낳고 있습니다.
증권사 한도 소진과 기업들의 돈 가뭄
빚투 열기가 워낙 거세다 보니 증권사들도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사들이 신규 신용융자 거래를 중단하거나 제한했는데요. 이는 자기자본의 1배까지만 신용대출이 가능한 규정상 임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메리츠증권은 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했고, 금융당국도 신용공여 한도를 엄중하게 모니터링하며 규제 개선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편 증시로 자금이 몰리면서 기업들은 자금 조달 길이 막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국내 비금융 상장사들의 단기성 차입금 규모는 582조 6,500억 원으로 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는데, 현금 보유량은 급감하여 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특히 코스닥 기업들의 단기 차입금 대비 현금성 자산 비율은 50.3%까지 하락해 빚의 절반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채권 시장의 자금이 증시로 빠져나가면서 중소기업들의 자금 가뭄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증시 과열과 기업 자금난이 동시에 나타나는 악순환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강제 청산 피해는 계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장의 변동성이 큰 지금, 레버리지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