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새벽배송 기사 사망, 휴무 요청에 '이직하라' 압박 드러나

한경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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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15일 오전 12:05

발행: 2025년 11월 14일 오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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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새벽배송 기사 고 오승용 씨가 과로 사망한 사건에서, 휴무 요청 시 '이직하라'는 압박과 격주 주5일제 미준수 등 열악한 노동 환경이 드러났다. 고인은 주 69시간 근무하며 휴식권이 보장되지 않았고, 동료 기사들도 15일 연속 근무 등 극심한 노동 강도에 시달렸다. 노동자 보호와 물류 효율성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휴식조차 사치가 된 노동 현장

쿠팡 새벽배송 기사 고 오승용 씨가 아버지 장례 직후 단 하루의 휴식만 취하고 업무에 복귀한 날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사건의 심각성은 고인이 생전 팀장에게 휴무를 요청했을 때 "원하는 대로 하려면 이직해야 할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사실에서 드러납니다. 휴식을 요구하는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포기하라는 이 메시지는 현장의 비인간적인 노동 환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인의 아내는 "남편이 힘들어 하루만 더 쉬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하며, 유족들은 장례 후 이틀의 휴가를 요청했으나 하루만 허용되어 슬픔을 나눌 시간조차 부족했다고 호소했습니다. 사고 발생 당시 고인은 새벽 2시 9분경 물류센터로 이동하던 중이었는데, 현장에는 방어적 운전 흔적이 전혀 없어 과로로 인한 건강 악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법적 기준을 뛰어넘은 노동 강도

택배노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인은 하루 평균 11시간 30분, 주 6일간 69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법적 과로사 산정 기준으로 환산하면 주 83.4시간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쿠팡이 자체적으로 도입한 '격주 주5일제' 배송 시스템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같은 대리점에서 다른 기사들이 15일 연속 근무한 사례가 확인되었다는 점입니다. 노조가 10월 13일부터 11월 10일까지 진행한 분석에서 주 7일을 초과하여 근무한 사례가 10회나 발견되었고, 연속 7일 이상 초장시간 노동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쿠팡로지스틱스는 연속 7일 이상 근무를 막기 위해 배송기사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로그인 제한을 두었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활용하는 '꼼수 배송'으로 시스템을 우회하고 있었던 겁니다.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

쿠팡의 새벽배송 시스템은 근본적인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노동자 보호를 위한 제도를 도입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최소 인력으로 운영되는 구조 때문에 제도가 현실에서 작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백업 기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휴무 요청은 곧 업무 공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현장 관리자들은 휴식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에게 "이직을 알아보라"는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야간 수당 약 30만원이라는 경제적 유인책도 노동자들이 건강을 희생하며 야간 노동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1년 반 동안 쿠팡CLS 캠프에서 야간 노동을 했던 조혜진 씨는 "아파도 연차나 병가를 사용할 수 없어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일을 지속해야 하는 현실"을 토로했습니다.

향후 과제와 전망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주자치도는 새벽 배송을 포함한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지역 경제계가 요구하는 물류 시스템 개선 방안도 함께 모색 중인데, 노동계와 경제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유족들과 택배노조는 쿠팡 측에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쿠팡 배송기사 정슬기 씨의 과로사 사건 이후 도입된 대책들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안전사고를 넘어 산업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지 여부가 주목됩니다.